오피니언 사설

[사설] 총리인선 늦어질수록 국정개혁 동력 상실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새 총리 인선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지난주 말만 해도 당장 이뤄질 것처럼 알려졌던 총리 지명이 막판 검증작업에 발목이 잡히면서 지연되고 있는 듯하다. 새 총리 인선은 늦어도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


여론이 박대통령의 인선시기에 주목하는 것은 세월호 정국을 마무리하고 국가개조를 책임져야 할 총리 교체가 이미 늦어질 만큼 늦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임 총리로 먼저 내정한 안대희 전 대법관의 중도낙마와 6·4지방선거, 만만찮은 검증작업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 4월27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내놓은 것이 5월19일인 점을 생각하면 내각과 정부의 식물상태가 지나치게 장기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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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지명 후 후속조치까지 고려하면 국정공백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총리 지명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 최소 20여일 이상 소요되고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까지 이어져야 할 작업이 만만치 않다. 지금 당장 총리를 지명하고 국회와 여론의 검증이 막힘없이 진행되더라도 7월 초나 돼야 국정이 정상화된다는 의미다. 자칫 안 내정자 같은 논란이 재연되면 곧바로 새누리당의 7·14 전당대회, 나아가 7·30재보선 국면으로 연결되면서 정부의 경제운용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월호 사고 여파 속에 치러진 6·4지방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박 대통령 방식의 세월호 수습과 국가개조 방안에 나름대로 동의를 표시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제 속도감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두 달 가까이 표류하는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첫 단추가 총리 인선이다. 총리 인선이 늦어질수록 박 대통령이 내세운 국정개혁의 동력이 그만큼 소멸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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