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9일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구속)을 소환, 2000년 4월중순 현대측으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제공받았는 지 여부와 4ㆍ13총선이나 정상회담 준비용 등으로 사용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또 이날 오후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소환, 박 전장관이 현대 비자금을 받은뒤 관련 청탁을 한 적이 있었는지 여부도 신문했다.
검찰은 이날 박씨에 대해 최근 김영완(미국 도피)씨가 검찰에 낸 자술서를 통해 `현대의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받고 박 전 장관에게는 현찰로 줬다`고 밝혔다며 강도높게 추궁했다. 박씨는 그러나 150억원은 중간에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김씨에게 빼돌려 돈세탁을 한 것이라며 `배달사고`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등에 대한 조사에서 이익치씨를 통해 현대건설이 마련한 비자금 150억원을 건넸으며, 김영완씨로부터 `박 장관이 돈을 잘 받아 고맙다고 하더라`는 말과 함께 `금강산 카지노ㆍ면세점 설치 등에 대해 적극 노력해보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혐의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국회 문화관광위 등 현역의원 수명이 현대측으로부터 거액의 비자금을 받은 정황을 포착, 이르면 이번주부터 소환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오철수기자, 고광본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