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스타로 만들기도 하고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하는 청문회.
로드 루리감독의 `컨텐더`(수입 미로비전 배급 인터비스)는 대통령으로부터 부통령으로 추천받은 여성 주지사 레이니 핸슨이 청문회에서 날조된 사실로 스캔들에 휘말리며 인생 최악의 곤혹을 치르게 된다는 내용의 정치물이다. 대학입학 초 우연히 참가했던 파티가 추잡한 섹스 스캔들로 변질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은 왜곡되고 의혹은 증폭된다. 이런 사례는 지난해 있었던 우리의 `장상 총리 후보 청문회`를 다시 생각케 한다.
영화는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세세히 보여주면서 미국 정가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우리와 다른 그들의 정치 현상을 만나는 것도 색다름이겠지만, 2시간 이상의 상영시간이 왠지 부담스럽다.
오하이오 주지사인 레이니 핸슨(조안 알렌)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부통령으로 지명된다. 그녀가 정식 부통령이 되려면 하원 법사위원회가 주관하는 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 여자가 부통령직에 오르는 것을 싫어하는 법사위위원장 셜리 러니언(게리 올드만). 핸슨과 같은 당이지만 `여성이라고 그냥 표를 주는 것`을 반대하는 20대 후반의 야심만만한 정치가 웹스터(크리스찬 슬레이터). 위선적인 헤더웨이. 이들이 가세한 청문회가 시작되자 다시 없을 영광의 기회로 최선을 다하는 핸슨에게 청문회는 `영광`이 아닌 `치욕`의 장으로 변하고 만다. 17일 개봉.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