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내 그래핀 연구 어디까지… 디스플레이 등 적용 '상용화 성큼'

면적 넓고 불순물 없이 대량생산 기술 개발<br>"현수준은 터치스크린에 활용"

홍병희 성균관대 교수가 개발한 대면적 그래핀.

김필립 미 콜롬비아대 교수가 간발의 차이로 아쉽게 첫 노벨상 수상의 기회를 놓쳤지만 우리나라는 그래핀을 통해 더 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그래핀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그래핀 상용화 연구도 매우 활발하다. 신소재 관련 학과가 있는 국내 대학들은 대부분 그래핀 연구를 하고 있을 정도다. 그래핀을 터치스크린이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하려면 면적을 크게 만들고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그래핀 관련 연구도 이러한 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국내 그래핀 연구는 삼성전자와 성균관대가 주도하고 있다. 홍병희 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와 최재영 삼성전자종합기술원 박사가 함께 지난 2009년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그래핀 대량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홍 교수팀은 화학증기증착법을 통해 가로ㆍ세로 각각 2㎝의 대형 그래핀을 만들었다. 화학증기증착법은 약 1,000도의 고온에서 메탄, 수소 혼합가스와 반응시켜 적절한 양의 탄소가 촉매층에 녹아 들어가거나 흡착되도록 한 다음 냉각을 통해 촉매층에 포함됐던 탄소원자들을 표면에 결정화시킴으로써 그래핀 결정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홍 교수는 안종현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함께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고성능 그래핀 투명전극을 소재로 한 30인치(762㎜) 대면적 스크린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30인치는 연구실 규모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이자 실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면적이다. 홍 교수는 "삼성테크윈에서 2~3년 내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파일럿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개발된 그래핀은 터치스크린에는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어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영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팀은 새로운 환원제를 이용해 상온 공정으로 불순물이 없는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방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그래핀은 터치스크린이나 디스플레이 등 전기재료 보다는 구조재나 복합재료로 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그래핀층 위에 고품질의 반도체 박막을 제조하고 이 박막을 원래의 기판에서 쉽게 떼어내 원하는 기판에 자유자재로 붙일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 개발에 성공했다. 단결정 기판 위에서만 품질 좋은 반도체 박막을 제조할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다양한 기판 위에서 고품질의 반도체 소재를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LED와 디스플레이 및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그래핀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산학협력뿐 아니라 공동연구가 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200여명의 국내 그래핀 연구자들은 4월 그래핀연구회를 설립하고 앞으로 정보 공유 및 공동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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