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00년만의 무더위 없다?" 가전업계 "우째 이런일이…"

기상청 "100년만의 무더위 없다" 발표에 당혹

가전업계 "우째 이런일이…" 기상청 "100년만의 무더위 없다" 발표에 당혹 `우째 이런 일이..' 올 여름 사상 초유의 무더위 예고로 에어컨ㆍ빙과류 판매가 대박 조짐을 보여왔으나 기상청이 `100년만의 폭염은 없다'고 발표, 관련업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24일 전자, 백화점, 할인점, 빙과업계 등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23일 `올 여름 계절예보'를 통해 "100년만의 무더위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이번 여름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세기말 이래 가장 무더울 것이라고 했던, 올해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전망을 뒤집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상층 기압골 영향권에 들면서 여름철 중반 들어 저온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무더위 예측에 탄력받아 제품 판매고 신장 및 호조세 지속 예감에 흥분했던 관련업계는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실제로 NASA의 `100년만의 무더위' 예측에다 당초 몇년간의 경기침체에 따른 교체ㆍ대기수요 적체에 힘입어 국내 에어컨 시장은 지난 1월 예약 판매때부터 작년 동기 대비 2∼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인기몰이'를 이어왔다. 업체들이 대대적 `날씨 마케팅'을 비롯해 주말 근무와 야근 등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도 당연지사. 때아닌 무더위로 일부 업체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졌던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소비자들이 서둘러 제품 구매에 나섰던 것도 이러한 드라이브를 재촉한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꽤나 달라졌다. 물론 에어컨 업체들은 에어컨 판매가 한여름 문턱에 들어가기 전에 끝나는게 상례여서 이미 판매 끝물인데다 예년에 비해 올 5월의 높았던 평균 기온을 보더라도 `무더위 없음'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점을 들어 "좀더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또 프리미엄 에어컨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한 것도 `충격파'가 덜 할 것이라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 특수'가 한풀 꺾이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최고기온이 34도인 날이 9일 이상 계속된다면 전기료를 지원해주겠다고 한 `무더위 이벤트' 등을 수정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각 매장에 설치한 `100년만의 무더위' 현수막을 일제히 내리기로 했고, 무더위 마케팅의 경우 일단 예정대로 하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LG전자는 인기모델의 경우 2주 이상 물량이 밀려있고, 위니아 만도도 작년보다배로 늘려 잡은 올 판매목표의 70%가량을 달성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보고 있으나 답답한 표정으로 온도계와 판매계산기를 번갈아가며 만지작거리고 있다. 백화점도 매장내 가장 비중이 높은 의류의 경우 경기 회복세 조짐과 함께 올 여름은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대체로 지난해 여름보다 30% 이상 물량을 늘려잡고 있는 분위기였으나 무더위 예보가 어긋나자 마케팅 전략 재점검에 나섰다. 기온이 떨어질 때 많이 팔리는 카디건이나 재킷 등의 행사를 앞당겨 진행하거나가을 간절기 상품 출시를 늘리는 등 여러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에어컨 예약판매 호조에 즐거운 비명에 질렀던 할인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자위하면서도 판매 감소와 예약 취소 등에 대비하는 한편 추후 여름상품 재고 세일 등과 관련한 날씨 마케팅 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와 빙그레 등 빙과업체들도 이미 작년말 큰 틀의 판매물량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당장 전략을 수정할 일은 없다면서도, 무더위때 잘 팔리는 `얼음알갱이'빙과보다는 속칭 `바' 위주의 제품 등의 판촉에 주력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이런 가운데 덥지 않아야 득이 된다는 유(乳) 제품업계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송수경 기자 입력시간 : 2005/05/2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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