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내년 하반기 8조원에 이르는 시공물량이 한꺼번에 발주된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발주 급감에 따른 공사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총 사업비 31조원 규모인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최근 1조4,000억원 규모 랜드마크타워의 공사를 발주하고 시공사를 선정한데 이어 내년 하반기 8조원 규모의 시공물량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 가뭄을 해소해주는 것은 물론 초고층 빌딩 시공 경험이 부족한 업계가 시공실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설계업체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설계금액 총 3,269억원의 75%인 2,448억원을 국내 설계업체에 배정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1,900억원을 발주하고 잔여금액은 내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인 PF사업이 국내설계업체에는 70% 미만을 배정하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해외설계사의 디자인 개념 선택여부는 국내설계사가 판단한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넣어 국내업체 주도로 설계업무가 진행될 것"이라며 "해외 건축 거장들의 단순 하청관계였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업체가 전체 설계용역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초고층 분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까운 시일내 해외설계용역에서 제외된 44개 건축물에 대한 설계용역을 국내 신진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 재정에도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끼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개발하는 드림허브는 2011년 재산세 93억원을 납부해 서울시 재산세 납부 순위 2위를 차지하는 등 총 2,300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했다. 준공시점인 2016년까지 총 2조여원의 지방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광역교통개선비 1조원을 고려할 경우 세수 증대효과가 총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용산역 주변 한강로3가 40-1번지 일대 56만6,800㎡ 부지에 연면적 338만여㎡ 규모로 국제업무, 상업, 주거, 숙박, 문화시설 등 67개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 31조원을 투자해 67조원의 경제효과와 36만명의 고용창출, 연간 5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코레일, 롯데관광개발 등 30개 공공ㆍ민간회사가 출자한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사업주이며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AMC)가 시행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