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강훈 망고식스 사장

디저트 카페로 해외에 도전장… "토종 브랜드 반란 기대하세요"<br>스타벅스 국내 론칭팀서 일하며 매장관리 등 사업 노하우 배워<br>카페베네 스타마케팅 등 주도…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휩쓸어<br>올 3월 '망고식스' 론칭 이어 中·태국등 해외시장 잇단 노크




'스타벅스ㆍ할리스커피ㆍ카페베네.'
최근 10여년간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 브랜드들이다. 세 브랜드의 국내 매장 수를 모두 합치면 1,000개가 넘는다. 이들 브랜드가 처음 잉태(?)된 뒤 커피 스타로 성장하게 한 산파와 보모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인물이 있다. 바로 강훈 망고식스 사장이다.
그는 스타벅스가 국내에 들어오는 데 힘을 보탰고 할리스커피로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카페베네를 통해 매장 수로 스타벅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재 카페베네는 550호점을 돌파했고 스타벅스는 33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산 브랜드가 판을 치던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반란(?)을 일으키면서 강 사장은 주목을 받았다. 스타벅스가 해외시장에서 그 지역 커피 브랜드에 매장 수로 뒤진 것은 한국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자신의 브랜드인 '망고식스'를 만들고 전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 사장은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제쳤으니 이제는 해외시장에서도 한국 브랜드로 글로벌 브랜드를 이겨보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스스로 무대를 만들다=강 사장은 가난하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강 사장이 커피사업을 해온 지난 13년 동안 아버지의 도움을 받은 것은 할리스커피 사업 초창기에 딱 한번뿐이다. 당시 압구정동 본점 인테리어공사비용이 부족해 강 사장은 아버지가 가입한 계모임을 통해 무이자로 현금 3,000만원을 빌렸다. 사업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들을 보고 아버지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이었다. 강 사장은 "아버지가 물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시지는 못했지만 정신적으로 응원을 정말 많이 해줬다"면서 "늘'훈이 너는 잘할 수 있다'고 말해 주신 게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됐다"고 말했다. 토종 브랜드로 스타벅스를 제치면서 유명세를 탄 강 사장은 원래 스타벅스 출신이다. 그는 지난 1992년 신세계에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이후 식품사업부, 신혼생활관, 키오스크 개발팀 등을 거쳐 1997년 스타벅스 국내 론칭 준비팀에 합류했다. 스타벅스는 이명희 부회장 지시로 국내 도입이 추진됐고 당시 대리였던 강 사장은 7명의 준비팀원 중 한명이었다.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해 5명의 동료와 스타벅스 본사인 미국 시애틀에 가 3개월 동안 연수교육을 받았다. 이때 강 사장은 커피전문점 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시애틀 3개월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면서 "스타벅스를 통해 커피 프랜차이즈에 필요한 매장관리나 품질관리 등 사업 노하우를 모두 배웠다"고 말했다. 3개월의 교육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신세계도 1998년 3월이나 4월에 스타벅스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IMF로 론칭을 무기한 연기했다. 스타벅스의 국내 도입이 늦어지자 강 사장은 과감하게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이때가 그의 나이 서른이었다. 늘 자기사업을 하겠다고 다짐했던 그에게 IMF 위기가 오히려 결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 셈이다. 당시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은 퇴직금 1,400만원과 은행에서 빌린 100만원 등을 합쳐 1,500만원 정도였다. 동업하기로 한 친구의 자금 1,000만원을 더해 1998년 5월 강남역 지하 46㎡(14평) 매장에 '할리스커피'를 창업했다. 1년 뒤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1호점을 열었다. 할리스커피는 스타벅스와 경쟁하면서도 자리를 잡아나갔다. 2003년 강 사장은 할리스커피를 50호점까지 늘린 뒤 운영권을 엔터테인먼트그룹 플레너스(현 CJ E&M)에 26억원을 받고 넘겼다. 1년 동안 전문경영인으로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다 2004년 2월 완전 매각했다. 강 사장은 "할리스커피를 5년 정도 경영해보니 개인적인 한계에 부딪쳤다"면서 "더 이상 혼자 힘으로 키우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더 잘 키울 수 있는 조직에 브랜드를 넘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후 좌절, 그리고 맺은 열매=할리스커피는 계속 성장했지만 강 사장에게는 시련이 찾아왔다. 할리스커피를 매각하면서 2년간 동종사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그의 전공인 커피업계에서는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 기간에 그는 바이오ㆍ엔터테인먼트ㆍ도매사업 등에 손을 댔다. 하지만 무리한 도전으로 그의 공든 탑은 무너져버렸다. 친구 말만 믿고 드라마 '올인'의 테마파크에 투자했다가 억원대의 투자금을 날렸다. 할리스커피 창업 시절 동업을 했던 친구의 제안으로 그의 매제가 운영하는 손세정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고 회사 경영에도 참여했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기도 했다. 하지만 추락하는 것에도 날개는 있다고 했던가.
강 사장은 벌어놓은 돈은 잃었지만 향후 사업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이때 많이 만났다. 업계를 떠난 지 5년여 만에 강남의 한 카페를 위탁경영해주는 것으로 커피업계에 복귀했다가 김선권 카페베네 회장과 인연이 닿아 카페베네에 합류했다. 그가 합류할 당시 카페베네는 매장 수가 2개에 불과했다. 카페베네는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며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고전하고 있었다. 강 사장은 김 회장에게 연예인을 적극 활용한 스타 마케팅을 제안했고 이 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이후 가맹점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카페베네는 연매출 1,000억원을 최단기간에 돌파했고 업계 최초로 500호점을 넘었다. 스타 마케팅이 가능했던 것은 강 사장의 두터운 인맥 덕분이다. 3년간의 공백기에 엔터테인먼트 관련업을 하면서 알게 된 정훈탁 전 싸이더스HQ(현 IHQ)사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강 사장은 할리스커피ㆍ카페베네의 성공을 뒤로하고 올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았다. 3월26일 서울 압구정 씨네시티 뒤편에 디저트카페인 '망고식스'를 연 것. 망고식스는 강 사장이 카페베네에 있을 때부터 구상한 프로젝트로 3년의 숙고 끝에 이번에 결실을 본 것이다. 브랜드 홍보를 위해 망고식스에도 스타 마케팅을 적용, 국내 최대 연예매니지먼트사인 NOA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소속배우인 공유를 전속모델로 썼다. 여기까지는 카페베네와 비슷하다. 하지만 강 사장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타 마케팅으로 또 다른 승부수를 띄웠다. 우선 매장에는 공유 룸 등 연예인 공간을 꾸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을 계획이다. 또 카라의 멤버인 니콜과 함께 쿠키 브랜드를 론칭하고 망고식스 매장과 백화점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강 사장은 "공유와 카라는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인 만큼 망고식스의 해외사업에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 플러스 요인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매장 내 메뉴도 기존 커피전문점보다 강화했다.
커피는 브라질ㆍ콜롬비아ㆍ과테말라에서 고급 원두품종인 아라비카를 쓰고 있다. 곧 하와이 코나커피 농장주와 계약을 맺고 이 농장의 커피도 들여올 예정이다. 강 사장은 "농장주와 구두상 협의가 끝났다"면서 "조만간 본계약을 맺고 오는 9~10월 정도에 하와이 코나커피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와플은 벨기에에서 최신 기계를 들여와 빵 속에 시럽이나 크림을 넣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망고식스는 청담동 본점, 홍대, 부산, 분당, 대구 등의 상권에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강 사장은 "카페베네는 론칭 후 10개 매장을 열기까지 8개월이 걸렸다"면서 "3개월 만에 10개는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망고식스는 국내 점포 수를 총 300개까지 늘리고 해외 매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 매장 300개는 가맹점의 상권과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한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커피 브랜드의 세계화 성공모델 될 것=강 사장은 망고식스를 론칭하면서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염두에 뒀다. 국내에서는 매장을 300개로 한정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매장 수를 3,000개 이상 운영한다는 목표다. 그는 먼저 중국 시장부터 공략할 방침이다. 브랜드 론칭 전인 2월 중국 국영 투자개발회사인 중신궈안(中信國安)그룹과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 매장 수익의 2%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이다. 강 사장은 1~2개월 내 본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안으로 베이징과 상하이에 5개의 직영점을 열 계획이다. 그는 "중국에서는 직영점을 낸 후 1년 뒤부터 가맹사업을 할 수 있다"면서 "가맹사업은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이 중국 시장을 해외 진출 첫 국가로 선정한 것은 현지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강 사장은 "중국 시장은 국내보다 10년 정도 뒤져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난해 12월에 갔을 때 대만 브랜드가 5~6가지가 있었다. 각 브랜드의 매장 수가 700~800개였다"고 말했다. 현지시장 성장세로 볼 때 이 브랜드들이 대략 평균 2,000개 이상의 점포는 충분히 개점할 수 있다는 게 강 사장의 생각이다. 태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강 사장은 "현지 버거킹 등의 가맹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사업제안을 해와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도 노리고 있다. 강 사장은 "일본 현지 프랜차이즈업체가 얼마 전 한국에 와서 만나 사업 얘기를 나눴다"면서 "일본에 망고주스 수요가 커지고 있어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강훈 사장은
▦1968년 부산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1997~1998 스타벅스 커피추진팀 ▦1998~2003 할리스커피 대표이사 ▦2008~2010년 12월 카페베네 사장 ▦현재 KH컴퍼니 대표이사
"웰빙 디저트"… 망고주스 등 천연과실 메뉴 선봬

■ 망고식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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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망고식스 압구정 본점. 지상1층과 2층에서는 몇몇 고객들이 망고주스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서자 카메라 셔터가 연방 터졌다. 지하매장으로 들어서자 젊은 여성들이 포즈를 취하고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망고식스와 스타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NOA엔터테인먼트사 소속 연예인 지망생들처럼 보였다. 망고식스는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를 성공으로 이끌며 '커피왕'으로 통하는 강훈 사장이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다. 기존 커피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류와 와플 등의 메뉴에 망고주스ㆍ젤라토ㆍ요거트ㆍ아이스크림 등을 보강한 '프리미엄 웰빙 디저트카페'를 표방하고 있다. 강 사장은 "기존의 커피전문점 시장은 포화상태로 '플러스 알파'가 되는 아이템을 갖춰야 할 시기가 왔다"면서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 디저트카페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저트카페는 기존 커피전문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망고식스는 '웰빙 트렌드'에 맞춰 천연 과실을 원료로 한 메뉴를 선보인다. 100% 천연원료로 만든 망고주스, 쫄깃한 망고젤리, 망고&파피오카, 망고아이스&타피오카, 코코넛아이스&라이스볼 등 망고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메뉴와 블루베리와플, 커스터드와플, 크림치즈와플, 요거트아이스크림과 생과일 주스 등이 대표적이다. 망고식스라는 브랜드 이름은 감각적인(Sensitive), 유행(Style), 사회적인(Social), 달콤한(Sweet), 날씬한(Slim), 성적인(Sexual)을 뜻하는 '6개의 S'를 함축한 것이다. 매장 인테리어도 신경을 많이 썼다. 매장 내 컬러는 내추럴 모노톤으로 열대 숲 속의 망고나무를 형상화했다. 강 사장은 "내추럴하면서도 안락한 내부구조와 열대 남미의 레게음악의 조화는 이국적인 풍취 속에서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 하려면 잘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라"

강훈 사장 "돈만 좇는 사업은 금물" 조언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라." 강훈 망고식스 사장은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잊지 않고 이 말을 한다. 강 사장은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분야와 적성이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면서 "그게 아니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의미 없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커피전문점은 최근 대학생을 비롯해 직장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힘들이지 않고 돈 좀 벌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사장은 커피전문점이 '단시간에 고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돈을 좇아서 커피 분야에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커피전문점을 열 때 고려할 사항으로 입지를 가장 먼저 꼽았다. 커피전문점은 거의 90%가 입지에서 성공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임대료가 비싸도 위치가 좋은 매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혹 입지가 좋지 않더라도 단골을 많이 확보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점주의 사업 수완이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강 사장은 "의욕이 앞서 자기가 하면 잘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는 커피전문점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사업은 아니지만 다른 외식사업보다는 육체적인 노동 강도가 세지 않고 재고를 쌓아놓고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어서 투자 대비 수익성은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경우 평균적으로 투자금의 약 20% 정도를 수익으로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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