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올 1·4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서울 중구 다동의 '한국 씨티은행' 서울 본사 사옥 매각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아직 마무리 단계라고 볼 수는 없고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스턴 관계자의 얘기대로라면 매각작업은 최소 2·4분기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또 시장에 매물로 나온 종로 랜드마크 빌딩 '종로타워' 역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빌딩의 공통점은 바로 빌딩의 주인이 둘 이상인 '구분소유건물'이라는 점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거 빌딩을 세울 당시 토지수용 과정에서 일부 땅 주인이 토지를 팔지 않아 현재까지 지분을 공동소유하거나 일부 층을 소유하는 형태로 남아 있는 구분빌딩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구분소유빌딩은 종로타워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종로타워는 지상 15층부터 20층까지는 '영보합명회사'가 소유권을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층은 삼성생명 소유다.
매각이 진행 중인 씨티은행 본사의 구분소유 형태는 더 복잡하다. 씨티은행 본사의 경우 14층 1402호, 15층 1501호, 16층 1601호, 17층 1701호, 18층 1801호 등 각 층의 한 개 사무실만 '대견기업주식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층은 모두 한국씨티은행 소유다.
또 신한은행 본사가 있는 중구 태평로의 대경빌딩은 9층에서 13층 사이 일부를 여러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일부 층의 경우 신한은행이 소유권 이전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지분관계가 복잡하다.
문제는 이 같은 구분소유빌딩의 경우 빌딩 관리와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지분 형태로 구분된 빌딩이 아니라 종로타워나 한국 씨티은행 본사와 같이 층수를 나눠가진 빌딩의 경우 관리조차 어렵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몇 개 층을 일부 개인이 소유하는 경우에는 빌딩 관리가 쉽지 않다"며 "이러한 건물들은 매각도 쉽지 않기 때문에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예 반반씩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면 그나마 빌딩 관리가 쉬운데 1~2개 층을 개인이 소유한 경우 일종의 '알박기'와 같은 행태를 보이면서 사사건건 건물주의 의사결정에 훼방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종로타워의 매각가를 예상하기 쉽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구분소유빌딩이기 때문"이라며 "매수자들마다 부르는 가격의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