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개발된 근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과학기술위성 3호가 21일 지구 상공 600㎞ 궤도에 안착했다. 검증ㆍ보증 과정을 거쳐 내년 2월께부터 약 97분마다 지구 한 바퀴를 돌며 본격적인 우주ㆍ지구 관측 임무에 들어간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위성은 천리안, 나로호,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2ㆍ3ㆍ5호 등 5기에서 6기로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기술이전을 꺼리는 선진국들을 어깨 너머로 배우며 지난 1992년 8월 시험용 소형 위성 우리별 1호를 우주궤도에 처음 올려보냈다. 기술이 없어 연구진은 낮에는 영국 서리대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밤에는 외국 연구진이 쓰레기통에 버린 메모지까지 뒤져가며 위성을 제작했다. 1만여개 부품 대부분이 외국제여서 '이름만 우리별이지 속은 남의 별'이라는 비아냥도 따랐지만 차곡차곡 기술을 쌓아 1999년 발사한 우리별 3호부터는 설계와 일부 핵심 자재를 국산화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밤이나 짙은 구름이 낀 낮에는 필요한 위성영상을 자력으로 확보할 수 없었다. 본격 가동 중인 위성에 사람의 눈과 비슷한 광학카메라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 3호는 지구상의 가로ㆍ세로 0.7m 물체가 한 점으로 표시되는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지만 낮이라도 짙은 구름이 끼면 먹통이 된다. 지난 2월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 쓸 만한 사진을 못 찍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밤과 낮ㆍ기상상태와 무관하게 가로ㆍ세로 1m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가 달린 아리랑 5호, 지구표면의 온도변화ㆍ산불ㆍ수질오염ㆍ농산물 작황 등을 관측하는 적외선ㆍ분광카메라가 달린 과학기술위성 3호가 내년 초 본격 가동되면 이 같은 한계를 넘을 수 있다. 내년 발사 예정인 500㎏급 아리랑 3A 위성의 적외선카메라 해상도는 가로ㆍ세로 5.5m로 과학기술위성 3호(가로ㆍ세로 36m)보다 43배 우수하다.
△이제 위성의 임무와 성능을 좌우하는 카메라ㆍ영상레이더 등 탑재체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일이 남아 있다. 컴퓨터ㆍ위성자세제어장치 등 위성본체는 웬만큼 국산화했지만 디지털 영상소자, 영상레이더 송수신 모듈 등은 멀었다. 위성을 실어 나를 로켓과 함께 분발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