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중기도 해외로 눈 돌려라

"이제는 부품업체도 대담하게 해외로 진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로 이익내기 어렵다고 투덜대면서 국내시장에만 안주하는 중소기업은 생존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기자가 만난 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이사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부품업체로는 드물게 해외 여러 곳에 법인을 두고 적극적으로 수출에 힘쓰는 최고경영자(CEO)답게 최근 중소기업 문제가 스스로 혁신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비판했다. 자동차 부품업계가 국내시장에서 평균적으로 약 4% 정도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단가를 낮추는 대기업에 불만만 쏟아낼 뿐 정작 해외로 눈을 돌리는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자가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나 관계자들 가운데는 실제로 이런 과감한 혁신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주변 기업 가운데 일부가 공격 투자를 했다가 도산했다거나 잘못하다가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주저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이미 덩치가 커질 대로 커졌는데도 회사분할 등 편법을 통해 영세기업과 어울리고 있는 부끄러운 중견기업들도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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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라면 규모를 막론하고 반드시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신시장 개척, 신사업ㆍ기술 육성 등 끊임없는 자기정진 없이는 아무리 대기업을 옥죄도 중소기업이 오래갈 수 없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기업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스스로 끊임없이 도약을 꾀하는 중소기업이 꾸준히 늘지 않으면 이런 노력은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현실에 안주한 채 아무 변화도 꾀하지 않는 중소기업이 호소하는 억울함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너무 높은 기대를 거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혁신을 통한 성공 사례는 중소업계에 얼마든지 있다. 기자가 최근 찾은 한 전자부품회사의 경우 단가 하락 압박에 몇 년 전 국내 대기업들과는 과감하게 거래를 끊고 해외로 눈을 돌려 강소기업으로 컸다. 매출처 한곳의 비중이 20%를 넘지 않을 정도로 거래처도 다변화했다.

도약과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모두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돌파구를 못 찾는 진짜 이유는 혁신 앞에 움츠러드는 중소기업 스스로에게 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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