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이자비용은 지난해 4ㆍ4분기 9만3,56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급증했다. 9만원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처음이다.
통계청의 이자비용은 주택을 사려고 빌린 돈이나 가계 운영 등을 위해 받은 대출만을 조사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사업 목적이나 다른 용도의 대출까지 고려하면 실제 가계가 치른 이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절대 규모뿐 아니라 가계가 느끼는 상대적 부담도 가장 컸다.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이자비용의 비중이 지난해 4ㆍ4분기에 2.41%로 역대 최고였다.
이 시기 이자비용이 이같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가계대출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에 가계신용이 22조3,000억원 늘어나 2010년 4ㆍ4분기 27조8,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컸다.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중은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2.73%로 가장 높았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2.09%로 가장 낮아 대조를 보였다. 이자비용의 절대규모는 1분위가 3만2,611원, 5분위는 15만7,839원이다. 1분위가 5분위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연간으로 봤을 때에도 지난해가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장 컸던 해였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8만7,854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한 가구당 평균적으로 1년에 105만4,248원을 이자로 냈다. 소득과 비교한 이자비용 비중은 2.29%로 역시 가장 높았다. 전년도인 2010년에 2.14%로 처음 2%대에 올라서고 지난해 다시 뛴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이자 부담은 중간 계층이 높았다.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중이 3분위가 2.50%로 가장 높았고, 4분위가 2.38%로 그다음이었다. 최하위 계층인 1분위는 2.30%였다. 고소득층인 5분위는 2.16%로 가장 낮았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