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28일] 차세대 '낸드 노트북' 시대 연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신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활용한 256GB 용량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에 성공해 올해 말부터 양산하기로 했다. 삼성의 256GB SSD 개발은 하드디스크 없는 차세대 노트북PC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으로 시장선점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노트북 저장장치에는 대부분 HDD가 쓰이고 있다. HDD는 컴퓨터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음이 심하고 충격에 약하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함으로써 HDD의 이런 문제점을 깨끗이 해소했다. 뿐만 아니라 무게가 가볍고 정보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며 전력소모도 적다. 삼성은 지난 2006년에 32GB SSD를, 지난해와 올해 초에 각각 64GB, 128GB를 잇따라 개발했으나 용량이 작아 주로 디지털 캠코더, 내비게이션 등에 장착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256GB의 대용량 제품까지 개발함으로써 이제 노트북, 데스크톱, 기업용 서버 등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이 기술을 채용한 제품의 시장규모도 크게 늘어나 향후 5년간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56GB SSD는 올 초 미국 기업이 먼저 개발했으나 그 파급효과나 경쟁력은 삼성이 월등히 앞설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정보처리 속도가 미국 업체보다 훨씬 빠른데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인 메모리 반도체 활용범위 확대라는 시너지 효과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가 일단 유리한 위치에서 차세대 노트북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SSD 개발은 기술적인 측면 외에 그동안 특검의 비자금 수사 등으로 공백이 우려됐던 삼성전자의 경영이 빠르게 정상궤도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 기술이 발표된 모바일 솔루션 포럼은 삼성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다. 비록 특검 여파로 예년보다 늦게 열렸으나 변함없이 새로운 기술을 내놓음으로써 삼성이 그간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음을 대내외에 널리 알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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