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엔高, 수출 직격탄 우려로

■ 日 증시 개장일 4% 급락<br>美경기둔화·국제유가 고공행진등 대외악재에 발목


엔高, 수출 직격탄 우려로 ■ 日 증시 개장일 4% 급락美경기둔화·국제유가 고공행진등 대외악재에 발목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일본증시가 새해 개장 첫날 엔화 강세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우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 유가 급등 등 대내외 악재의 여파로 4% 이상 급락했다. 오전장만 열린 4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616.37포인트(4.03%) 급락한 1만4,691.41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도쿄증시 급락은 엔화 강세가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4일간의 신년 연휴 휴장 뒤 한꺼번에 증폭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도 가세했다. 한꺼번에 겹친 대외악재가 일본 기업들의 수출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미국의 경제전문 인터넷 매체 마켓워치는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및 엔화 강세의 여파로 닛산자동차ㆍ소니 등 수출기업의 실적이 타격을 받는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수출 채산성이 떨어지면 기업의 미래 가치인 실적을 갉아먹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도쿄증시는 중국ㆍ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가 증시가 급등하는 가운데도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나 홀로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국가들 중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타격이 가장 컸던 곳도 일본이었다. 지난해 9월 1만8,261.98포인트까지 올랐던 일본증시는 지난해 말 연초 대비 하락세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초강세를 보인 엔ㆍ달러 환율이 도쿄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지난해 12월24일 달러당 114.33엔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강세로 돌아서며 이날 109엔대에 거래됐다. 일주일 사이에 달러당 엔화 환율이 5% 가까이 급등하며 수출기업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주가가 폭락한 기업의 대부분이 수출업체들이다. 닛산자동차는 9.2% 폭락했으며 도요타자동차는 4.3% 급락했다. 닛산의 지난해 12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2.4%, 도요타는 1.7% 떨어졌다. 세계 2위 가전업체인 소니는 6.6% 급락했고 일본 3위 해운업체인 가와사키 기센은 선적률이 9개월 연속 하락한 영향으로 7.1% 폭락했다. 소시에테제네랄 애셋 매니지먼트의 고노 마사나가 펀드매니저는 "수출기업들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엔화 강세, 미국 경기둔화라는 시련의 시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경제의 침체 우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의 악재가 겹친 것도 도쿄 첫 개장일의 패닉을 부채질했다. 일본정부는 닛케이지수가 장중 5% 가까이 급락하자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급락세를 막지 못했다. 와타나마 요시미 일본금융청(FSA) 금융행정개혁상은 "일본 주식의 주가수익률(PER)이 약 15배에 그쳐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주가하락을 저지하고 나섰지만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RBC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다케다 요지 펀드매니저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늦게 증시가 열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며 "시장에 좋지 않은 소식만 부각된 가운데 미국시장의 방향성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8/01/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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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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