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은 향후 추경 규모나 추경 수혜종목을 점치는 분석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추경은 기본적으로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왔다”며 과거 추경 편성 사례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2000년 이래 추경이 편성된 해는 10개년으로 이 가운데 2000년과 2002년, 2008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추경이 증시 상승의 중요한 기폭제가 됐다며 특히 외국인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실제 추경 편성일과 120일 뒤의 코스피를 비교한 결과 지수 상승률이 2009년에는 33.61%에 달했고 2003년 24.35%, 2004년 16.94%, 2001년 13.61% 등 7개년은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올해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2013년 편성규모인 17조3,000억원과 유사한 규모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추경이 상반기 중 남아있는 유일한 호재”라면서 “수혜주로는 방위산업 내 우주항공, 증권 등의 업종이 추려진다”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과거 주식 시장은 추경 가능성을 선반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면서 “추경 논의 자체로 증시는 최소한 하방 경직성이 견고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메르스 이후의 시장’ 보고서에서 “2013년 수준을 넘는 대규모 추경이 필요해 보인다”며 “세입 결손 추경 약 7조원에 더해 세출 추경이 8조∼10조원 편성된다면 내수경기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추경 편성 예상에 따른 영향은 이미 시장 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다. 적자 국채가 발행되면 채권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빠르게 늘어나리라는 판단에 장기물 채권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 국고채 3년물은 한은 기준금리가 인하된 11일 연 1.797%에서 12일 1.762%로 떨어졌다가 15일 1.764%, 17일 1.766%, 18일 1.800% 등으로 올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메르스 사태로 경기보강의 강도를 높일 필요성이 생겼다”면서 추경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 부총리는 “메르스 사태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추경을 편성할지 판단한 뒤 (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로 할지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 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하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