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의 기술력은 두바이에서 인정 받았습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라시드 모하메드 라시드 이집트 통상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이집트 카이로 집무실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원전 수주 가능성은 결국 가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올해 말 총선과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라시드 장관은 해외 8개국에서 온 기자들에게 "이집트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0월 마무드 모힐딘 전직 장관이 월드뱅크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집트 투자부 장관까지 겸직하고 있는 그는 이집트의 경제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문호개방을 약속했다. 우선 이집트의 원전 건설에 대해 라시드 장관은 "이집트가 연 7~8%의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해나가면서 매년 전력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나가는 동시에 부족한 전력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건설을 위해 호주의 월리 파슨스사를 공식 컨설턴트로 선정해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중에 국제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시드 장관은 한국의 이집트 원전 수주 가능성에 대해 "한국은 두바이 원전 수주를 통해 경쟁기업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현재 여러 국가에서 입찰 참여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가격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오는 2019년까지 1,000㎿급 원전 2기, 2025년까지 4기를 가동한다는 목표지만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무상원조 등을 앞세우며 첫 해외 원전 수주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집트는 또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높인다는 계획에 따라 풍력과 태양열 발전단지를 추가 조성하고 있다. 라시드 장관은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확대해 경제개발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집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에도 4.7%(GDP) 성장을 이뤄냈고 올해 7%, 내년에 6% 이상 성장하면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며 "이집트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공공분야에 민간투자와 FDI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라시드 장관은 "이집트의 당면 문제인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교육과 헬스케어 분야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기시설ㆍ상하수도ㆍ공항 등 사회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적극적 문호개방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아주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8,000만명의 이집트 인구와 1,0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은 투자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전기요금도 싸고 인건비도 충분히 낮아 생산비용이 낮은데다 세제혜택도 있어 투자여건도 좋다"고 자신했다. "교육 분야도 경쟁을 도입해 낮은 가격에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할 계획인데 이미 영국ㆍ미국ㆍ이탈리아ㆍ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기반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방침이다. 라시드 장관은 "이집트는 지난 10년 동안 철강ㆍ시멘트ㆍ화학ㆍ섬유ㆍ자동차 조립 분야 등에서 상당히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뤄냈다"며 "공공 또는 민간이 운영하는 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해 제조업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선까지 늘려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