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盧 대통령의 국정운영 자신감과 경제현안

노무현 대통령이 그제 국민화합기원 대법회에서 국정운영에 대해 “된 고비는 넘어간 것 같다. 앞으로 자신있다”고 말했다. ‘입이 째진다’는 표현도 나왔으며 표정도 무척 밝았다고 한다. 힘든 상황을 넘긴 데 대한 안도감과 함께 앞으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피력한 것이다. 결연한 표정으로 남을 비판하고 탓하는 대통령에게 익숙했던 국민들로서는 이렇게 바뀐 모습을 보는 게 매우 반가운 일이다. 대통령의 자신감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국민들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개헌안 철회도 국민의 뜻을 존중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북핵 문제는 2ㆍ12합의로 해결의 전환점이 마련됐다. 경제도 지표상으로는 일단 하락세가 멈추었으며, 특히 참여정부의 큰 혹덩어리였던 부동산이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평가를 포기했다고 말할 정도로 힘들었던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건이 호전된 셈이니 대통령으로서는 신바람이 날 만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해야 할 일은 많고 앞으로의 사정도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점에서 마냥 기뻐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경제회생이다. 더 이상의 경기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지만 복병은 많다. 미국의 1ㆍ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데서 보듯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 및 중국의 긴축기조 전환 등 대외여건이 불투명하다. 내부적으로도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부동산담보 대출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단기외채 급증 및 금리 상승세 등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은 가격하락세를 보이면서 경제에 새로운 양상의 부담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값 급락은 가계발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급등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단기간 내 급랭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이 중요해진 것이다. 연금개혁과 사학법 등도 난제다. 대통령과 정부는 새 일을 벌이기보다 이런 문제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자신감이 과욕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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