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中 올인 투자' 고집 버리자

“다른 지역 펀드나 혼합형 펀드를 권해도 고객이 중국만을 고집하니 큰 일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펀드투자자들의 중국 쏠림 현상에 대해 이 같이 하소연했다. 중국 펀드로 높은 수익률을 실현 중인 미래에셋증권도 “총 투자금액의 20~30%가 넘지 않는 선에서 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고객들의 투자를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중국 펀드의 1년 누적 수익률이 많게는 170%를 넘어서면서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중국 펀드에 투자한 총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추산되며 올 들어서만 9조7,000억원 가량 급증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에만 5조3,000억원 가량이 신규 유입됐고 전체 해외펀드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 선으로 높아졌다. 이쯤 되면 중국 ‘올인’에 가까운 셈이다. ‘버블 논란’을 잠재우는 높은 경제성장률에 다가오는 베이징 올림픽, 그리고 현지인들의 해외 투자가 허용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개미 투자자들의 쌈짓돈이 뭉텅뭉텅 중국 펀드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펀드는 타 펀드 대비 평균 2~3배 이상의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연초 대비 코스피 지수상승률은 약 40%,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0% 선으로 일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시장 상승에 따른 수혜를 고루 누렸음직하다. 하지만 중국 펀드의 상승세에는 못 미친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설정액과 수익을 합한 순자산총액이 5조원을 돌파하는 중국 펀드도 등장했을 정도다. 문제는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 자금의 대부분을 중국 펀드에 ‘올인’해도 무방하다는 시각이다. 결국 올해 우리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이 중국 관련주이며 이 보다 더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상품이 중국시장인데 올인을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특정 국가, 펀드로의 쏠림 현상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한 국가의 투자 규모가 특정국가로 이처럼 몰려 부가 좌우되는 현상 역시 누가 봐도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주는 것은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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