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주류와 다른길 가겠다" 개혁 드라이브 걸듯


홍준표 신임 한나라당 당대표는 비주류를 자처한다. 그만큼 ‘계파’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주류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게 홍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홍준표 체제는 이전과는 구별되는 ‘신(新)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대야 관계에 투쟁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당ㆍ정ㆍ청 간에도 긴장감이 커질 수 있다. “한나라당은 ‘참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홍준표식 개혁을 시작할 것이다”는 홍 대표의 당대표 수락연설은 이 같은 변화를 시사한다. 이번 전당대회의 결과는 홍 대표를 구심점으로 하는 비주류 부상과 친박계 건재 과시, 친이계 퇴조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에 큰 변동이 예상된다. 반대파으로부터 독불장군이라는 비난을 받을 만큼 카리스마가 강한 홍 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혁의 폭과 깊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나라당에서는 홍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의 입김이 세질 전망이다. 우선 홍 대표가 자신은 계파가 없는 비주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계파 타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친이계가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경선 과정에서 홍 대표가 친이계의 지지를 업은 원희룡 후보와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벌써 공천을 받기 위한 일부 친이계 세력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 약화와 맞물려 친이계의 분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홍 대표는 전당대회 당일 마지막 정견발표를 통해 당내 역학구도에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당을 위해 헌신한 분을 우선하고, 더 이상 병역면제자, 탈세, 부동산 투기자는 고위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등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이런 원칙을 내년 총선 공천에도 반영하겠다고 공언했다. 홍 대표의 성향으로 볼 때 취임 초기부터 당의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와는 연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의 대표주자인 유승민 후보가 예상을 깨고 당당히 2위를 차지해 만만찮은 세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 대표 입장에선 원활한 당 장악을 위해서는 친박계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수호천사’를 자청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당 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당의 대선후보들을 야당의 공세로부터 막고 그분들이 상처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야당이 우리 대선후보에 가할 무차별 공세를 막는 전사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친박측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친박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지는 속단할 수 없다. 특히 친박계가 유승민 후보의 선전으로 막강한 힘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홍 대표의 말바꾸기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과정에서 친박계 대표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홍 후보가)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박근혜 대표에게 독불장군이다. 그런 식으로 하려면 탈당해 라고 말하고 수정안에 찬성하더니 이제는 수호천사라고 한다”고 홍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두 세력간 불신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자칫 두 세력간 파워게임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신주류로 부상한 황우여 원내대표 등 쇄신파와는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학 등록금, 대기업 정책 등에서 좌클릭’을 주도해 온 쇄신파에 비해 홍 대표 측은 다소 유연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법인세 추가 감세는 예정대로 추진하자는 입장인 홍 대표가 ‘좌클릭’ 정책들의 속도조절에 나서면 쇄신파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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