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잘나가던 MENA펀드 이라크 사태 불똥 맞았지만 "장기적으론 투자 매력 높아"


이라크 내전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투자하는 MENA펀드의 단기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두바이·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주요 중동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라크 내전이 국제사회 개입으로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중동 주요 국가들의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2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MENA펀드의 최근 1주일, 1개월 평균 수익률(25일 기준)은 각각 -0.65%, -1.4%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0.33%, 1.69%를 밑도는 성적이다. 규모가 가장 큰 'KB MENA자(주식) 클래스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13%로 부진하고 '프랭클린MENA자(주식-재간접) Class A'도 -1.80%로 정체돼 있다.


MENA는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의 합성어로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머징 시장 중에서도 경제규모나 주식 시가총액이 비교적 작아 프런티어마켓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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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A펀드는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카타르·UAE·쿠웨이트 등의 증시가 부동산 붐으로 급등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실제 두바이 증시는 연초 이후 5월 말까지 51% 급등했고 카타르도 34%나 오르며 같은 기간 MENA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이라크 내전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중동 주요 증시가 급락하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바이 증시는 이달에만 8.9% 떨어졌고 쿠웨이트는 4.8%, 사우디는 3.2% 하락했다.

박진우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매니저는 "중동지역은 종교 및 정치적 문제에 민감하고 지정학적 위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라며 "지난해 시리아 사태처럼 이라크 내전도 범지역적인 위기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MENA펀드의 단기 수익률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기간을 장기적으로 보면 MENA펀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이라크 내전이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한 중동 주요 국가의 경제 기초체력에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발생한 주가조정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라미 시다니 슈로더운용 펀드매니저는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UAE와 카타르 등은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치안 수준이 높아 이라크 과격 단체가 세력을 뻗치기 어렵다"며 "저가 매력이 부각돼 중동 국가들의 증시가 다시 반등하면 MENA펀드의 수익률도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펀드매니저도 "오는 2020년 UAE 세계 엑스포,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꾸준한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관광산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MENA펀드에 대한 장기 투자전략은 유효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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