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가 이날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한 결과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3·5년물(각각 1,000억원)과 10년물(500억원)은 개별민평금리대비 -0.17~0.03%포인트 가산한 수준에서, 20년물은 -0.20~0.00%포인트가산한 수준에서 희망금리 밴드를 제시했는데 7,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희망금리 밴드 내로 들어온 것이다. KT는 이번 수요예측 흥행 성공으로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당초 추진했던 3,0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내려간 상황에서 KT 역시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가 있어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KT도 신용등급은 AAA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KT는 지난 3월 5,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추진 했지만 자회사인 KT ENS의 기업 회생절차 신청과 KT 정보유출 사태로 청약을 하루 앞두고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우량 회사채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하면서 늘어난 시장이 수요가 상품의 리스크를 상쇄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우량 회사채 확보에 목말라하는 기관 자금이 KT 회사채 발행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은행권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 보험사 등 기관들의 채권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자본시장(DCM)관계자도 "최근 KT에 대한 신용 리스크가 시장에 확산됐고 에쓰오일과 같은 날에 수요예측을 실시해 KT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며 "하지만 KT가 최근 사상 최대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기관들의 지갑을 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내려간 상황에서 전날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포스코건설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 결과 600억원 규모의 신청만 들어온 것. 공모 희망금리가 민평금리 -0.25%~0.05%로 낮아 투자 매력이 떨어진데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