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통합신당 손학규-정동영 "여론조사 10% 수용"

"파국만은 막자" 일단 응급처치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왼쪽), 정동영 대선예비 후보가 10일 ‘여론조사 10% 반영’이라는 경선규칙을 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분열 위기까지 갔던 갈등이 봉합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ㆍ정동영 대선 예비후보가 경선규칙을 수용함에 따라 당은 일단 분열 위기까지 갔던 갈등을 봉합할 수 있게 됐다. 당 지도부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게 됐고 각 후보들은 국민경선 성공을 위한 대승적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아직 응급처치 수준이라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가뜩이나 경선 룰을 갖고 논란을 벌인 만큼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조직동원, 후보 검증 문제 등으로 갈등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손학규, “조직선거, 청와대 개입, 좌시해선 안돼”=손 후보는 특히 이번 국민경선이 자칫 ‘돈ㆍ조직ㆍ권력’을 이용한 구태정치로의 회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손 후보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이 당에서 갈등과 분열의 구태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조직동원 선거가 판을 치고 청와대의 경선 개입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이를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이 중 청와대 개입의혹과 관련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청와대의 모 수석, 모 고위인사가 우리를 돕고 있는 지역의 중간조직책임자급, 혹은 주요 활동가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손(후보를) 도울 수 있느냐’고 압박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발언 당시 손 후보의 표정은 매우 격앙된 상태였다. 손 후보는 회견 도중 “저는 구질구질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며 여론조사 반영비율 논란에 대해 “좀스럽다. 치사하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여기에 저를 더럽히고 싶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캠프의 한 측근은 “손 후보가 여론조사 50% 반영을 주장했던 것은 일부 후보의 조직동원 선거에 따른 표심 왜곡을 막자는 취지였는데 당 지도부가 그런 진심을 몰라주고 거의 의미가 없는 10% 반영 결정을 ‘선심 쓰듯’ 결정한 것이 매우 서운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손 후보는 당초 캠프 내 참모들과 격론을 벌이면서 경선 불참이라는 초강수까지도 검토됐으나 당의 파국을 막기 위해 참아야 한다는 참모들의 만류로 경선규칙 수용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는 후문이다. ◆ 정동영 후보 “당이 없으면 개인이 살 수 없다”=정 후보는 “당이 없으면 개인이 살 수 없다”며 본경선 룰 수용의 배경을 밝혔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의 경선 반영이 당헌 위반이지만 당의 분열을 피하기 위해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밤에 당헌을 개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며 그것도 특정 후보를 위해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전날밤 당 지도부의 경선규칙 결정사항에 대해 비판했지만 “밤새 잠을 못 이뤘으나 솔로몬 법정에서 자식의 손을 놓아주는 친어머니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다”며 승복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회견 도중 얼굴을 붉히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발표도 5분 만에 마치고 곧장 당사를 떠났다. 당내 분란의 재연을 막기 위해 말을 최대한 아끼겠다는 제스처인 셈이다. 정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경선에서의 여론조사 실시를 위해 당헌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강하게 반발했었으나 정 후보의 회견 후에는 캠프 관계자 모두 해당 사안을 더 이상 입에 담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당직자는 “표면적으로 보면 여론조사 도입을 반대해온 정 후보가 패배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론조사 반영비율이 10%로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 후보의 ‘여론조사 50% 도입’의견을 견제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내용상으로는 실속을 찾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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