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83) 전 자민련 총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조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환자가 조문할 수가 있나. 사람이라는 게 때가 되면 다 하느님이 불러가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뇌졸중 증상으로 입원한 뒤 외부 접촉을 피해오던 김 전 총재는 최근 서울 청구동 자택 접견실에서 가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DJ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듯 "과욕을 부려서도 안 되고 일을 다 마쳤으면 뒤에서 조용히 있어야 하는데 그분(DJ)은 그러시질 못했다. 누가 북한에 대해 뭐라고 한마디라도 하려 하면 '그러면 전쟁하자는 거냐'고 했는데 그런 건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하긴 이제는 그런 소리도 못 듣게 됐구먼…"이라고 말했다.
'내각제는 DJP연합 때 약속했다가도 실패했는데'라고 묻자 그는 "(마루 쪽을 가리키며) DJ가 여기를 세 번 찾아 왔었다. 그때 내가 '도와주겠는데 세 가지를 약속해 달라. 하나는 임기 끝나기 전에 내각제 발의해라. 두 번째는 동서 화합은 시켜놓아라. 그리고 세 번째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사업을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안됐다. 그래서 깨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동원 국정원장이 북한에서 김정일과 술잔 쳐가면서 희희낙락하는 거 보고 '저 사람 자르라'고 했는데 (DJ가) '못한다'고 해서 '그러면 당신하고 더는 못한다'고 했던 숨은 이야기도 있다. 그때 내가 (DJP)연합 안 했으면 대통령 못했을 거다. 아마 이회창이 됐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DJP연합 했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나'라고 묻자 김 전 총재는 "시원찮은 일도 있었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으로 믿었기 때문에 후회는 않는다. 또 (그때 DJ가 대통령이) 돼서 나름대로 이것저것 한 일은 있으니까.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는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의 건강상태와 관련, 그는 "오른손이 좀 (왼손으로 오른팔을 들어 보이면서) 불편해서 그렇지 아픈 거는 없다. 매일 물속에서 걷고 물리치료 받고 그런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