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北=주적' 개념 부활 힘실린다

[천안함 北소행 발표이후] <br>軍, 천안함 사태이전부터 검토<br>美 의중에도 미세한 변화 감지<br>MB "안보대상 불투명" 지적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으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와 '북한=주적' 개념 부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작권의 경우 군은 연기 쪽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미국 쪽만 동의해준다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양국은 오는 2012년 4월17일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우리 군으로 이양하기로 합의한 상태. 하지만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에 따른 것으로 결론 나면서 전작권 이양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전작권 전환의 대전제가 유사시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하는 것인데 북한 잠수정이 우리 해역을 안방 드나들듯 하면서 공격했는데도 탐지조차 하지 못한 우리 군의 능력을 감안하면 전환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시기의 조정은 천안함 정국 전후에 정부 내에서 계속 거론돼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 사태 이전부터 "2012년에 전작권이 넘어오는 게 가장 나쁜 상황(1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하면 (한반도 방위를) 미국이 책임지는 체제가 오래가길 바란다(2월)"고 말한 데 이어 사태 이후에도 "군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4월)"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20일 여야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전작권 이양문제는 군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 이상우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은 지난 10일 "전작권 전환 연기는 당연하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미국의 의중이다. 전작권의 예정된 이양을 강조하던 미국은 천안함 사태 이후에도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면서 이번 사태와 전작권이 무관하다는 목소리를 내며 전환 연기 논의 가능성에 대해 일정 부분 선을 그었다. 그러나 북한의 소행이라는 우리 정부의 최종 결론에 미 측이 전적으로 동의하고 북한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으로 드러난 만큼 한미 간에 전작권 전환 시기 재논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진단했다. 당장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릴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기본적인 논의를 거친 뒤 7월 하순 외교ㆍ국방장관 회의체인 '2+2' 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폐기된 '북한=주적' 개념의 부활론도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평시에 정상적인 초계임무를 수행한 함정을 향해 어뢰를 발사해 침몰시킨 것은 명백한 군사적 도발행위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특히 군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4일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 모두연설을 통해 '안보대상이 뚜렷하지 않은 데 따른 군 내부 혼란'을 언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불과 50㎞ 거리에 장사정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산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가장 호전적인 세력'으로 표현했다. 군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후인 이날 오후에 김 장관 주관으로 전군 작전지휘관회의를 긴급 소집, 주적개념 및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후속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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