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김나영 기자의 一日一識] <52> 올해는 ‘세상 탓’에 에너지 낭비하지 마세요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는 ‘세상 탓’하느라 낭비하던 에너지를 나를 바꾸는 데 써보세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마주하시게 될 거라 장담합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일출의 모습./서울경제DB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 라는 생각이 종종 드시나요? 딱히 크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자꾸 불행이 나를 따라오는 것 같다고 느낀다면 당신도 ‘피해의식의 노예’일지 모릅니다. 사실 불행의 직접적인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일은 종종 일어납니다. 내게 잘못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 자체가 유쾌하지 않을뿐더러 비난의 화살을 남에게 돌리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비난의 대상은 특정 인물, 정치인, 사회, 회사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한가지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세상 탓’을 할 때는 ‘나’의 잘못은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의 환경에 의해 조장되었다는 변명이 뒤따른다는 점입니다.


본인이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던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가 어그러졌다고 칩시다. 이때 결정적인 실패 요인이 본인과 관련되어 있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부 상황’을 탓하게 됩니다. “그것 말고도 회사에서 너무 하라는 게 많아서 어쩔 수 없었어” “결국 그 아이디어를 제공한 건 팀장이었다고”라며 남 탓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된 원인이 동료에게 있다면 같은 상황도 해석이 180도 달라집니다. ‘동료가 업무부담이 많았던 것은 일을 제 때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고, 팀장의 아이디어가 좋지 않았다면 당연히 프로젝트에 적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패인은 동료에게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외부의 문제에서 동료의 내부적 문제로 해석이 바뀌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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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행동이 발생한 원인을 추론하는 귀인이론(Attribution theory)에서 해석의 실마리를 찾아봅시다. 버나드 와이너(Bernard Weiner)에 따르면 귀인은 상황적 귀인(situational attribution)과 기질적 귀인(dispositional attributio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 사건의 발생 원인을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상황적 귀인, 용의자의 성격적 결함 때문이라고 여긴다면 기질적 귀인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본인에 대해서는 상황적 귀인을 하는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기질적 귀인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내 잘못은 ‘세상 탓’이고 네 잘못은 ‘네 탓’이라는 아주 이기적인 해석입니다.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끝내 문제는 회피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면 당장 마음은 편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을 욕한다고 세상이 바뀌던가요?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는 악화되거나 비슷한 사건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골칫덩이가 하나 늘어날 뿐인 겁니다.

그래서 올 한해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나와 나의 반응’에 집중하는 연습하기를 권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쉽고 정확한 방법은 그 중심에 있는 나를 바꾸는 것입니다. 사실 그것만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전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욕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환경을 중심으로 하면 영원히 관찰자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나를 중심으로 하면 변화가 실제로 일어납니다. 다른 눈으로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라는 의문 역시 자연스레 사라집니다. 손 놓고 바라만 볼 건가, 변화를 만들 건가는 선택의 몫입니다. 부디 올 한해는 우리 모두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iluvny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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