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 양국 정상회담 하루 앞두고 결국 쇠고기 카드까지…

[서울 G20 정상회의] 통상장관회의 사흘째<br>車와 연계 계속 거론…연비 기준등은 세부 조율

론 커크(왼쪽 세번째)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0일 오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 현안 해결을 위한 통상장관회의를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신상순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10일 속개된 통상장관회의. 장관회의 사흘째를 맞은 이날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장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반응을 보였다. 전날보다 한층 밝은 모습의 그는 '오늘로 협의가 최종 마무리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I can't hear you)"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외견상 웃는 모습으로 회담에 임했지만 정작 협상장 분위기는 벼랑 끝 게임을 떠올릴 정도로 긴박했다. 특히 미국 측은 예상과 달리 이번 협상에서도 쇠고기 수입 문제를 걸고 넘어져 분위기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미국 측은 이날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고 우리 측은 협상대상이 아니라며 끝까지 버텼다. 하지만 미국 측은 쇠고기 수입과 자동차 문제를 연계시키면서 우리 측을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쇠고기를 자동차 협상의 카드로 사용한 셈이다. 쇠고기가 막판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끊임없이 쇠고기 문제를 걸고 가려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쇠고기가 갈등 없이 제외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쇠고기 문제를 자꾸 거론하면 우리도 자유무역협정(FTA)을 당장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황식 총리도 이날 국회에 출석, "쇠고기의 경우 우리나라는 단호한 입장으로 논의를 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도 핵심 쟁점인 자동차 연비와 관세 문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우선 한국의 자동차 연비 및 온실가스 배출기준 같은 환경기준과 안전기준 문제는 완화하기로 가닥을 잡고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한국 정부는 오는 2015년부터 리터당 17㎞로 연비기준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40g/㎞로 제한할 방침이지만 현재 차종별 연간 판매대수가 3,000대도 안 되는 미국산 자동차들은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제3국에서 수입된 자동차 부품의 관세환급 상한을 한ㆍ유럽연합(EU) FTA에 명시된 대로 5%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팽팽하게 맞섰다. 우리 측은 이밖에 미국 측이 지난 2007년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전문직 비자 1만5,000개 배정을 조속히 이행하기로 거듭 확인했고 농업 및 의약품 분야에서도 한국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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