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25년 동안 근무한 김부장은 은퇴를 앞두고 이것 저것 걱정이 많아졌다. 자신과 아내 모두 건강해 노후 자금에 대한 근심이 슬슬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TV에 나오는 모 증권사의 '진짜 100살까지 살면 어떡하지'라는 광고를 볼 때면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게다가 막내 아들의 결혼 자금도 마련해야 돼 머릿속이 복잡하다. 결국 김부장은 서울 아파트를 처분하고 10억원을 마련한 뒤 현대증권의 'QnA 월지급식 채권플랜'에 가입했다. 김부장은 매월 세후 약 300만원을 받게 돼 생활비 걱정을 덜어냈다. 투자원금은 5년 뒤 그대로 돌려 받는 조건이다. 막내 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는 중도환매도 가능해 돈이 묶이게 되는 문제도 해결했다.
평균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어떤 것이 얼마나 좋은 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은퇴 대비 상품으로 가장 먼저 월지급식 상품을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월지급식 상품은 증권사와 은행, 보험 등 각 금융기관에서 모두 내놓고 있다. 특히 증권사에서 내놓은 은퇴 상품은 보험사, 은행과 달리 중도 환매가 자유롭고 투자기간이 짧은 상품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증권에서 출시한 'QnA 월지급식 채권플랜'은 국공채와 금융채, 회사채 등을 조합해 연 3.5~6.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령 공사채결합형 투자 방식으로 3년간 거취하면 연 4.7~5.4%의 수익을 매월 받을 수 있다.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결합해 수익률을 더욱 높인 상품도 있다. 삼성증권의 'POP골든에그 어카운트'는 국내외 장기채권, 절대수익추구펀드, ELS, 주식 등의 조합을 통해 은퇴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연 8% 이상의 고수익을 원할 경우 월지급식 랩, 월지급식 ELS 등을 결합한 상품으로 꾸려지고, 5% 가량의 안정수익을 추구할 경우 채권, 펀드 등이 상품 바구니에 담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져 주식을 직접 투자하기 힘든 데다 부동산 투자도 침체돼 인기를 끌고 있다"며 "출시 7개월 만에 1조8,000억원 이상 판매되며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펀드, 채권, ELS 등을 결합한 '월지급식 Dr.S 골든트리'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브라질국채 신탁으로 구성하면 연 7~8%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노후대비용으로 손색이 없다"며 "은퇴 준비를 미처 못 했거나 미흡한 베이비붐 세대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연금 펀드 방식의 상품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하나UBS자산운용과 손을 잡고'하나UBS실버 오토시스템 월분배식 주식혼합형 펀드'를 내놓았다. 투자자는 펀드에 가입한 뒤 매월 투자금액의 0.5%를 분배금으로 지급 받게 된다. 펀드인 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중도환매가 가능하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주가변동성을 활용한 분할매매 방식으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며 "매월 정기적 소득이 필요한 실버계층에게 유리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세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방카슈랑스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동양증권은 시중금리 변동과 관계 없이 최저수익률 4%를 보장하는 저축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만기를 최대 80세까지 설정할 수 있다. 이정민 동양증권 금융상품전략팀장은 "기존의 보험 설계사를 통한 상품 가입에 비해 가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비과세 혜택 등으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역시 방카슈랑스 즉시연금보험 등을 내놓았다. 가입 1개월 이후 즉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상품이다. 약 4.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해지와 중도인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