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신도시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이 또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의 전면 확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원래의 사업계획을 완전히 수정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12일 판교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판교 중심상업용지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공모가 당초 예정됐던 이달을 넘겨 수개월 이상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판교 PF란 4만여평에 달하는 신도시 중심상업용지에 주상복합 1,266가구(주택공사 물량 320가구 포함)와 상업ㆍ업무ㆍ문화시설 등의 복합단지를 민관 합동으로 짓는 사업이다. 3월 중 민간 PF 사업자를 공모한 뒤 기본설계와 인허가 준비기간을 거쳐 사업에 착수하면 오는 2009년 상반기 중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으나 아직까지 PF 방식으로 개발할지, 공영개발 방식을 선택할지조차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주상복합 분양도 2009년 하반기나 해를 넘겨 2010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가 지난 ‘1ㆍ11 대책’에서 민간 아파트, 주상복합 가릴 것 없이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적용하기로 결정한 게 주된 이유다. 주상복합 등 주택 분양으로 남긴 이익을 상업시설과 기반시설 등에 투자하는 PF사업의 특성 탓에 판교 PF사업도 수익성 분석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가 일반 아파트와 복합단지 내 아파트의 사업구조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인 분양가 상한선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전체의 수익성을 맞추기가 힘들어진다. 자칫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민간업체의 참여가 저조해지면 예상보다 오랜 기간 표류할 수도 있다. PF사업 참여를 검토해온 한 민간건설사의 관계자는 “아파트로 수익창출이 어렵다면 상가분양을 통해 회수해야 하는데 상가는 후분양제이기 때문에 자금회수가 늦을 뿐 아니라 높은 리스크 탓에 금융비용도 한층 높다”며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판교 PF 사업의 수익성이 매우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토공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고 하지만 수익구조 재검토 등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쉽지 않다”며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더라도 판교 중심상권의 상징성이 있는 만큼 민간의 참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