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링지화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등의 조사가 끝나 사법기관으로 이송되면 부패, 정변기도 혐의 외에 국가기밀 누설 혐의가 적용돼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기밀누설 혐의는 사형도 가능한 중죄다.
보쉰은 링지화에게 기밀누설 혐의가 적용된 것은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링지화의 동생 링완청의 체포와 관련돼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 기자 출신인 링완청은 링지화 형제에 대한 반부패 수사망이 좁혀오자 공산당 중앙판공청의 기밀자료를 가지고 미국으로 도피해 망명을 시도하다 미국 측에 의해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링완청의 송환에 미중 간 막후협상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보도대로라면 링완청의 체포로 링지화의 세력인 산시방(석탄 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시성 출신 정재계 인맥)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하다.
링지화는 시진핑 국가주석 정변기도 음모를 획책한 이른바 '신(新)4인방'의 주모자이며 중국 건국 이래 최대 당내 파벌을 조직하면서 지난 10년간 당정 부패 악화를 주도한 만큼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보쉰은 전했다. 보쉰은 일단 사형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저우융캉과 무기징역이 선고된 보시라이보다 더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중국 증시 투자자들은 링지화 가족과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일제히 투매했다. SCMP는 선전 증권거래소의 촹예반(ChiNext)과 중소기업 시장에서 23일 LeTV 등 링지화 일가와 관련된 7개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유명 영화ㆍ드라마 사이트 LeTV 주가는 29.23위안으로 전날보다 3% 하락했으며 정보기술(IT) 기업인 베이징 울트라파워소프트웨어는 16.2위안으로 7.4% 떨어졌다. 태양에너지 기업인 일레퍼스트사이언스앤드테크놀로지는 일일 거래제한선인 10%까지 급락해 7.88위안으로 마감했다. 라이즌에너지 등 다른 4개 기업 주가도 모두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링완청이 왕청이라는 가명으로 운영하는 후이진리팡자본관리유한공사가 투자한 기업들이다. 후이진리팡은 지난 2009∼2012년 리량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투자자보호국장의 도움으로 이들 기업을 상장한 후 차익을 거뒀다. 리 국장은 위법과 기율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