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디터 제체(Dieter Zetsche)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은 지난 20일 ‘파리-베이징 2006’ 행사 후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이미 글로벌 메이커로 가파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과거의 저가형 차량을 생산하는 현대차가 아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제체 회장은 이어 “현대차는 이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빠른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하지만 세계를 무대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자동차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접근 의지도 내비쳤다. 제체 회장은 “푸조가 일본의 상용차 트럭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 역시 일본의 미츠비시사와 연계해 (상용차 등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소비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앞부분과 뒷자리의 편의사항을 대폭 개선한 점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그는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체 회장은 “다임러그룹 역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휘발유 차량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벤츠는 향후 미국 등의 시장에 디젤 차량을 앞세워 고효율 차량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산 부품 채택 가능성과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 만큼 전장부품과 관련해 공동 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체 회장은 2000년 크라이슬러 사장에 취임해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고 올 1월 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 회장에 오른 후 8,500명 규모에 달하는 벤츠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