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베스트 펀드매니저가 보는 펀드투자 <br>자산 한두곳으로 집중땐 시장왜곡 부작용<br>하락장선 원금손실 가능성 염두에 둬야<br>실적·수급 좋아 내년까지 지속상승 할것<br>노후설계는 안정성에 무게 포트폴리오를
최근 하루 평균 2,000억원의 시중자금이 펀드로 유입될 정도로 펀드투자 열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주식형펀드들이 대부분 연 20~30%의 고수익을 안겨주자 개인투자자들에 이어 '큰 손'들도 주식형펀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태다. 직접 고객의 자산을 굴리는 펀드매니저들은 이러한 투자열기에 대해 주식투자 문화의 건전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하면서도, 지나치게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놓는다.
현재 본지에서 연재중인 '유망펀드 탐방'에 소개된 우량펀드를 운용하는 베스트펀드매니저의 좌담을 통해 적절한 자산배분과 현실에 맞는 투자전략을 알아본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한국운용 주신운용2팀장,
송성엽 PCA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박형렬 KTB자산운용 선임펀드매니저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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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 5~6일만에 주식형펀드로 몰리는 돈이 1조원에 달할 정도로 펀드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익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투자하는 게 적당할까요? 국민연금은 연간 9%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자산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8~10%수준이 적절하다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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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엽 PCA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 최근 주식형펀드의 기대수익률이 펀드 운용에 부담이 될 정도로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펀드는 펀드입니다. 순수주식형펀드를 기준으로 GDP성장률에 은행예금금리를 더한 값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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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렬 KTB자산운용 선임매니저= 장기적으로 봤을 때 10% 안팎이 적정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최소 내년까지는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1년 수익률을 20%안팎까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10% 안팎으로 눈높이를 낮춰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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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한국운용 주식운용2팀장= 보편적인 수익률 제시는 쉽지 않아요. 펀드 유형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올해 1,000포인트를 넘어 1,200포인트도 한때 돌파했던 만큼, 올해의 경우 수익률은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좀 안정을 찾게 되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우 대표= 펀드수탁고가 너무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큰 손’이 거치식 방식으로 뭉칫돈을 넣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요.
▲이 팀장= 8월 이후 그런 움직임이 강해졌어요. 이는 기대수익률이 높다는데 원인이 있는 것 같은데요. 판매과정에서 펀드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락장에서는 원금을 손실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염두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송 팀장= 펀드로 돈이 몰리는 것은 긴 흐름상 당연한 현상입니다. 자산 구성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지요. 부동산은 이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고, 다만 거치식펀드의 자금이 몰리면서 단기 과열 현상을 우려할 수는 있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은 그동안 대체로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기수익을 겨냥한 투자행태를 보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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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임=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수익률 관련 단순 보도만을 보고 1년 수익률 100%를 기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도 10년을 바라보는데, 주식도 길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긴 안목을 갖는 투자, 그런 돈이 몰릴 경우, 주식시장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우 대표= 펀드 시장이 과열되면서 쏠림 현상도 나타나는 것 같은데요. 일부 운용사에 돈이 너무 몰린다거나, 특정 유형의 펀드에 돈이 몰리는 그런 현상이 부작용을 낳지는 않을까요.
▲이 팀장= 우리 회사내에도 수 많은 펀드가 있지만, 돈은 정말 좋은 쪽으로만 몰립니다. 영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최근 1~2년간 자금의 쏠림 현상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한 두 곳이 선전하면서 자산운용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조했습니다. 그러나 한 두 곳으로 자산이 집중 될 때, 시장의 왜곡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원리에 의해 변화는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송 팀장= 운용사 이외 특정 유형의 펀드에 자금이 쏠리는 것도 문제 입니다. 특히 중소형주나 배당주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형주에 비해 유동성이 부족하고, 또 지나치게 많은 배당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우 대표= 맞습니다. 4가지 측면【?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판매사, 운용사, 그리고 배당주와 중소형주. 마치 200만 투자자들이 한쪽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운용사별, 펀드스타일별 등에 맞춰 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팀장= 중소형주 투자 펀드가 늘고 있는 것은 수익률과 연계 돼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아무래도 주가 변동이 큰 중소형주에 자금을 집중할 경우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펀드 수익률과 직결되지요. 하지만 가격 왜곡현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특히 중소형주 투자 펀드와 대형주 투자펀드의 수익률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서 중소형주가 지나치게 부각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 대표= 분위기를 좀 바꿔보죠. 피부로 느껴지는 경기상황은 아직 좋지 않은 편인데 주가는 왜 오르는 것입니까.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있을 텐데요.
▲이 팀장= 경기침체라기 보다는 경기 안정기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서민이 느끼는 경기와 주식시장에서 느끼는 경기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균형은 잡혀 있지 않지만 안정적인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금리 상태이고, 또 글로벌기업들이 IMF이후 생겨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지요.
▲송 팀장= 내수 침체는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느끼는 침체와 기업이 느끼는 침체는 다릅니다. 기업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많이 만들어 진 것이지요. 재래시장 상인들은 돈벌이가 줄었지만, 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경제의 구조가 바뀐 것이지요. 주가는 기업의 재무제표에 따라 움직입니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가 오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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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임= 금리가 낮았기 때문입니다.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이지요. 넘치는 유동성을 흡수할 곳이 점차 마땅치 않습니다. 이젠 부동산도 흡수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주식으로 오는 것이지요. 물론, 기업이익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는 경기지표와는 달리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직접적인 요소입니다.
▲우 대표= 앞으로 주가는 어떨까요?
▲송 팀장=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2,000포인트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고, 펀드 등으로 인해 수급상황도 좋습니다. 벨류에이션이 조금만 더 개선된다면 11월 이후 상승세의 분위기가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는데요. 이는 차라리 자산운용사들에게는 저가 매수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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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임= 앞으로 2~3년간 주식시장은 좋은 것으로 봅니다. 경기지표도 좋아지고, 기업실적도 또 수급상황도 좋습니다. 투자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주식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봅니다.
▲이 팀장= 지난해 8월4일 종합주가 지수가 714포인트였지요. 13개월 동안 코스피는 70% 이상 올랐습니다. 단기 급등한 만큼 속도조절은 필요합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계속 팔면서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의 매도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버틸만합니다. 한 두 달 정도 조정을 받은 뒤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입니다. 실적과 수급이 좋기 때문에 내년에는 1,400포인트까지 갈 것입니다.
▲우 대표= 노후 설계가 사회적 큰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개인적인 상황도 곁들여서 말씀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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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임= 주식형 펀드에 비중을 늘려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넣고 있는 적금은 만기가 되는 데로 주식형으로 전환하고 있지요. 주식시장의 재평가가 끝날 때까지 주식형으로 밀고 갈 겁니다. 약 2008년까지는 주식형에 전체 자산의 70%가량을 집중할 계획이고, 그 이후에는 채권형으로 전환해 투자의 분산을 할 계획입니다.
▲이 팀장= 노후준비는 안정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봅니다. 때문에 자산의 70%를 확정기여형 변액상품, 연금상품 등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나머지 30%를 가지고 적립식펀드 등 주식형과 채권형에 넣어 포트폴리오는 짜는 게 바람직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30%는 기간별로 차등화 할 필요도 있습니다.
▲송 팀장= 노후는 주식으로만 밀고 가기에는 부담이 큽니다. 주식형펀드는 3년을 기본으로 해서 이후 연장하는 방식으로 하면 될 것입니다. 가격 변동이 심한 것이 주식입니다. 리스크가 클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상황을 봐 가면서 기간을 조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70%는 확정금리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 대표= 노후 대비는 일단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를 계산 한 뒤 투자의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기대수익률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상승ㆍ하락장을 몇 번 겪어야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5년 이상 기간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투자는 공격적으로 해야 합니다. 전체 자산의 40%는 예금, 나머지 60%는 주식편입비중이 높은 적립식펀드 등으로 분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