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소액주주 찾아다니는 직원들

[기자의 눈] 소액주주 찾아다니는 직원들 송대웅 기자 최근 국내 1위 제약회사인 동아제약이 경영권 분쟁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 2004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강문석(강신호 회장의 차남) 이사가 다시 경영 참여를 요구해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진흙탕 싸움이 돼가고 있다. 오는 31일 임시주총을 10여일 앞둔 21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공방은 계속됐다. 최근 강 이사의 대표 재직 시절 돈 거래 의혹을 폭로한 동아제약의 노동조합과 직원 모임인 동아제약발전위원회는 이날 강 이사의 '신규 이사 5명 선임안'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102만주를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상대편을 압박했다. 이에 강 이사 측은 "직원들에게 위임장 확보량이 할당돼 회사업무가 마비상태"라고 비난하며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맞대응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양측의 공방을 보는 일반 주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동아제약의 한 소액주주는 "직원들이 찾아와 위임장에 서명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중립 입장임을 밝히고 거부했다"며 "집안싸움에 주가가 날로 떨어져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실제 12만원대까지 올랐던 동아제약 주가는 최근 9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회사측 손실도 만만찮아 보인다. 김원배 사장은 "한참 세계 각지를 누비며 수출을 독려해야 하는데 임시주총 때문에 귀국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직원들도 본업을 미룬 채 소액주주들을 찾아다니느라 고생이다. 올해 초 1차 경영권 분쟁이 터졌을 때는 영업사원들이 중심이 돼 100주 이상의 주요 주주들을 설득하러 다녔지만 지금은 1주 이상 모든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위임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태가 긴박해지면서 연구소 및 본사 내근직원들까지 나서 주주 설득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자발적'이라고는 하지만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할 직원들까지 집안싸움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에 대해 회사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제약은 지난해 전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7조5,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선두기업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으며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콩알'만한 국내 제약시장에서 '위태로운 1위'를 달리고 있는 동아제약이 집안싸움에 발목이 잡혀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동아제약이 계속 경영권 싸움에 열을 올린다면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하락, 주주들로부터도 외면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입력시간 : 2007/10/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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