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 경영진 교체 자회사까지 확산

신상훈 前 사장이어 이백순 행장까지 물갈이 거론<br>카드·금융투자·생명 등 전방위 인사폭풍 예고… 차기 행장 3~6년 젊어질듯

수뇌부의 비리의혹 사태에 휩싸인 신한금융그룹이 결국 전면적인 경영진 세대교체론에 봉착하게 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의 구속수사 후보선상에 신한금융지주의 사령탑이던 신상훈 전 사장뿐 아니라 이백순 신한은행장까지도 이름이 오르면서 신한사태 이후의 인사범위가 지주뿐 아니라 자회사 전체로까지 확산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이 행장이 검찰에 구속기소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신한은행은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현 부행장급 중에서 후임 선임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현재 부행장들은 1955년생부터 1958년생까지 포진해 있다. 이 행장이 1952년생인점을 감안하면 차기 은행장은 무려 3~6년이나 젊게 세대교체가 되는 셈이다. 신한은행장이 전통적으로 그룹의 사령탑을 준비하는 자리였다는 관례에 미뤄보면 은행장의 물갈이는 다른 계열사 경영진으로도 메가톤급 인사폭풍을 예고할 수 있다. 신한지주의 다른 주력계열사(신한카드ㆍ신한금융투자ㆍ신한생명) 최고경영자(CEO)는 1950~1953년생으로 신 전 사장, 이 행장 등과 나란히 창업공신 세대로 꼽힌다. 금융권은 신한금융그룹 세대교체 여부를 판가름 지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류시열 지주 회장 직무대행의 리더십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류 회장이 대행직이라는 꼬리표에 연연해 단순히 최종결제권자로 안주하다 떠나느냐, 아니면 책임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조직 쇄신의 총대를 메느냐에 따라 그룹의 경영후계 구도의 명운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지주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지주 정기 주주총회는 내년 3월이지만 주력 계열사들은 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1인 주주 회사이기 때문에 지주 회장이 결심만 하면 당일이라도 주총을 열고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류 회장이 그 정도의 결단을 할 정도로 리더십과 배포를 갖췄는지가 변수"라고 분석했다. 류 회장이 결단하더라도 그 인사 시기와 방법ㆍ범위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우선 시기에 대해서는 ▦선(先) 계열사 쇄신-후(後) 지주 쇄신 ▦선 지수 쇄신-후 계열사 쇄신 ▦지주ㆍ계열사 동반 쇄신 등의 세 가지 경우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지주의 인적 쇄신을 기다리려면 내년 3월 지주 주총까지 기다려야 하는 만큼 시기적으로 너무 늦는 게 아니냐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계열사 먼저 쇄신을 하자니 류 회장이 차기 대표이사 회장직에 관심을 두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류 회장은 오히려 장기집권 우려가 없는 직무대행이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홀가분하게 인사권을 발휘할 수 있다"며 "다소 부담을 안더라도 류 회장이 직접 조직을 재정비해주는 게 낮다"고 말했다. 쇄신 범위와 관련해서는 ▦창업세대 전면 쇄신 ▦부분적 인적 쇄신 ▦쇄신 유보 등의 세 가지 방향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신한지주로서는 창업세대 전면 쇄신이 실추된 이미지를 전격적으로 회복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다. 다만 신한카드 등은 금융위기에서도 지주의 실적을 지탱해온 주역이므로 지주 경영진의 갈등을 빌미로 애꿎은 계열사 사장까지 교체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는 부분적 인적쇄신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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