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은 물론 인생관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5년 전 에두는 장래 희망이 '펜셔너(연금 수령자)'라며 하는 일도 없이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으며 사는 기성 세대를 비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에두는 젊은 세대들이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않고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에두의 변화는 스페인의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만큼이나 극적이다.
과거의 에듀와 현재의 에듀 가운데 누가 옳은지는 가볍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를 향해 무책임한 세대라고 무작정 비판하기에는 개운치 않은 대목이 많다. 현재 스페인 청년층의 실업률은 50%에 육박한다.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의 몫을 남겨놓지 않았다는 청년들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을 졸업한 스페인의 고급 인력들은 희망을 잃고 독일이나 신흥 경제국 등 해외 일자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청년층의 분노와 인재 유출은 스페인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게 분명하다.
최근 스페인에서는 정부의 긴축정책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의 책임을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사회 진입 시기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에 편입되기 힘들기 때문에 현재 스페인의 젊은 세대는 영원히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젊은이들이 분노가 폭발할 때 스페인 사회는 이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걸까. 또 좌절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아예 조국을 버리고 해외로 이주할 때 스페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젊은 세대들이 대졸 취업난이나 높은 전셋값 등에 치여 결혼도, 출산도 미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오버랩되면서 문득 드는 단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