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계 신용카드사들이 무기명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의 잔액을 환급해주면서 수수료를 징수해 고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프트카드를 판매하면 고객이 이를 사용돼 대금이 청구될 때까지 해당 금액만큼 이자를 주지 않고 사용하기 때문에 “고리대금업이나 다름 없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기프트카드의 잔액이 액면금액 대비 20% 이하로 내려가면 현금으로 환불해주지만 이 과정에서 송금수수료를 카드사가 부담하지 않고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1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LG카드는 통상 2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SC제일은행 계좌에 한해 100원으로 낮춰 받고 있다.
롯데카드는 300원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일반판매는 없고 대부분이 경품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다른 카드사와는 경우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현대카드만이 환급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것은 카드사들이 ‘꿩 먹고 알 먹기’ 식으로 이중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통상 기프트카드를 판매해 대금이 청구될 때까지 판매자금을 영업자금으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기프트카드가 사용되면 가맹점을 통해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소비자들이 정당한 절차로 환불을 요청할 때도 별도로 수수료 수입을 챙기는 것이다.
은행계 카드사들의 경우 지점을 방문하면 잔액을 그대로 환급받으면 된다. 이 같은 차이는 지급결제망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계 카드사는 지급 결제망을 갖고 있어 이체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전업계 카드사는 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점도 부족해 콜센터를 통해 접수를 받은 후 계좌 이체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전업계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불요청 고객이 카드사 회원일 경우 환불금액을 신용카드대금으로 입금 처리해 차후 결제금액에서 차감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계좌이체 수수료 부담을 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