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 혈압 낮춰주는 숲 치유

숲과 의학의 만남 ③


우리나라에서도 선진국 사망률 1위인 심혈관 질환과 암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생활화, 기후ㆍ생활양식 변화로 천식, 아토피, 각종 호흡기 질환의 유병률ㆍ발생률ㆍ심각도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성 질환으로 불리는 아토피피부염ㆍ천식ㆍ알레르기비염 진료환자는 714만명(지난 2007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으로 5년 새 29.3%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9세 이하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토피피부염 53.4%(60만명), 천식 41.5%(99만1,000명), 알레르기비염 21.2%(94만1,000명)로 아동에게 환경오염의 피해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음이 증명됐다. 호흡기·아토피 질환 등 완화 환경부에서는 2차 실내공기질 관리 기본계획에서 환경성 질환 문제를 6대 중점과제로 관리하고 있으며 실내공기질 진단ㆍ개선 서비스업 육성, 실내공기질 분야 녹색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암 질환, 심혈관 질환,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같은 환경성 질환들은 치료는 물론 장기적인 예방ㆍ관리가 중요하다. 숲은 이를 위한 최고의 천연자원이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숲은 단순한 휴양공간에서 벗어나 건강 유지ㆍ증진 및 보건의학적 치료의 공간이 되고 있다. 현대의학이 처한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려는 통합의학(integrated medicine)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통합의학이란 현대의학의 근거 위에 효과적인 보완요법이나 대체요법을 병행하는 의학이다. 숲의 많은 자원들은 훌륭한 보완요법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숲의 산소량은 도시보다 약 1~2% 높고 질적으로 도시보다 수 배, 많게는 수백 배나 청정하다. 숲은 양질의 공기뿐만 아니라 나뭇잎의 정화작용으로 깨끗한 공기를 제공한다. 산소는 신체의 신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뇌의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산림은 또 많은 양의 음이온을 방출한다.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적ㆍ정서적 이완효과를 낸다. 안정시 뇌에서 나타나는 알파파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다. 산림청은 숲 치유에 기여하는 대표적 물질인 피톤치드를 활용해 환경성 질환을 치료ㆍ개선하는 기능성 식의약품 소재화 기술 개발 및 산업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으로 5~6월 경기도 양평군 산음국립자연휴양림에서 고혈압 환자와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도시생활과 휴양림 체류기간(6박7일)의 혈압과 삶의 질 등의 변화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고혈압 환자(11명)는 혈압이 떨어졌고 유방암 환자(22명)는 면역세포(NK세포)가 증가했다. 양쪽 환자군 모두 삶의 질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평가에는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개발 평가척도(5개 분야)를 사용했다. 수축기 혈압(mmHg)은 도시에 있을 때 136.41±5.43에서 휴양림에서 지낼 때 112.31±2.31로 감소했다. 이완기 혈압도 83.70±3.42에서 69.79±2.75로 감소했다. 도시와 숲에서 혈압은 하루 4번 측정해 평균치를 계산했는데 특히 저녁식사 전과 취침 전 혈압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휴양림 생활 후 면역력 높아져 5개 척도로 이뤄진 삶의 질 비교측정 결과 고혈압 환자의 경우 신체적 건강은 54.09±9.792에서 60.36±9.862로, 심리적 건강은 57.27±8.32에서 63.27±9.045로 높아졌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숲에서 자유활동을 한 군과 스트레스 이완요법(MBSR)을 실행한 군을 비교했는데 스트레스 이완요법 실행군의 면역세포(NK세포)는 자유활동군에 비해 1.9배 증가했다. 삶의 질은 전체적으로 2.1배(신체적 2.5배, 정신적 2.4배) 향상됐지만 사회적 관계와 환경적 적응 부문에서는 삶의 질 개선이 뚜렷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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