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한국노조 강성"

부정적 이미지… 투자위축·경쟁력 약화 원인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상대적으로 '분배'에 무게를 둠에 따라 새 정부의 노동정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 내년 노사분규가 매우 격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눈을 들어보면 우리 경제는 '5~10년 후 뭘 먹고 살 것인가'하는 절박함과 마주 서 있다. 선진국들이 장악한 고부가가치 제품과 기술시장의 벽은 높기만 한데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은 벌써 턱밑에 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노사관계의 안정 없이 경제도약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기획 시리즈를 통해 우리 노사관계의 전반을 점검하는 한편 선진국들의 경험을 살펴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해본다. "한국의 노조는 강성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를 결정하기 전 다시 한번 (노조문제를) 검토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직접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기업인 중 80%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노조에 대한 이 같은 이미지는 외국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한국기업의 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주한 외국무역투자기관장, 외국기업 최고경영자, 국내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임원 등 총 1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의 노사관계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2.3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인들은 한국 노조의 성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절반 이상이 '다른 나라 노조에 비해 강성(56.3%)'이라고 대답했으며 4명 중 1명은 '매우 강성(25.0%)'이라고 응답했다. 10명 중 8명을 웃도는 비율이다.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는 한국 투자 때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10명 가운데 9명 가까운 응답자가 '투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87.1%)'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노조에 대한 경영자들의 잘못된 인식도 노사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43.7%가 '한국 경영자들이 노조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대답한 반면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는 응답은 25.1%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가진 한국 노사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한국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 2000년 156억9,7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18억7,000만달러로 뚝 떨어졌으며 이는 올들어서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외국기업이 국내 생산과 수출의 13%를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가 한 걸음 뛰어오르는 데 걸림돌임에 분명하다. 선한승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라며 "차기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노사관계 경쟁력 제고에 정책의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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