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돌아온 개인… 낙폭 과대주 쓸어 담았다


1조5,000억원대 자금 투하…낙폭 과대 우량주에 자금 몰려 최근 증시 급락으로 ‘패닉 셀링(panic-selling)’에 나섰던 개인들이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정보기술(IT)ㆍ정유화학ㆍ자동차ㆍ금융 등. 기존 주도업종이었거나 하반기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도업종으로 꼽혔던 낙폭 과대 종목들을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5,580억원어치를 사들여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 외국인의 매물 공세(1조2,829억원)을 소화해 내며 국내 증시가 폭락장에서 벗어나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날 개인 순매수세가 몰린 업종들은 차ㆍ화ㆍ정 등 기존 주도주와 전기전자주, 금융주 등 차기 주도주로 떠오르는 업종들이었다. 최근 폭락장에서 기존 주도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시장 대비 낙폭이 컸던 만큼 이들 종목이 단기 반등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개인들의 대규모 자금 수혈을 받은 종목은 삼성전자(1,548억원), SK이노베이션(1,201억원), POSCO(903억원), LG화학(778억원), 삼성물산(583억원), S-Oil(545억원), 현대차(529억원), KB금융(516억원), 기아차(509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이날 오른 종목은 기아차(1.45%) 하나였다. 하지만 선진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수출주와 경기민감주가 반등장에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학균 팀장은 “낙폭 과대주들이 반등 초기국면에선 기술적 반등을 할 수도 있지만 시장 대비 하락폭이 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ㆍ화ㆍ정ㆍIT주에 ‘저가매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도 “금융위기 이후 시장 반등을 학습한 개인들이 대거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매물이 몰렸던 일부 업종으로 자금이 쏠리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선진국 경기에 따라 실적이 엇갈릴 수 있는 IT주나 유가ㆍ정부 제재로 실적 악화 우려가 높은 정유주 등은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매가 잦아들고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시점까지는 공격적인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민호 삼성증권 반포지점 과장은 “옵션 만기일(11일)을 앞둔데다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이 저가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매수타이밍을 문의하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 많지만 외국인 과매도가 잦아드는 시점까지 기다리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이날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체력이 약해진 증시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학균 팀장은 “지금은 개인이 샀다는데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 아직 팔고 있다는데 의미를 두는 게 맞다”며 “지금까지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ㆍ기관 등 조직화된 자금이었던 만큼 이들의 움직임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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