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36까지로 우하귀의 절충이 끝났다. 여기까지는 LG배에서 최철한과 콩지에가 둔 것과 완전히 동일하다. 그 대국(정확히 말하자면 LG배8강전으로 2009년 11월9일 제주도에서 두어졌다)에서 최철한이 백으로 완패했는데 지금 저우쥔쉰은 백으로 씩씩하게 그 수순을 따라두고 있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뭐 끝까지 따라 두지는 않을 것이고 어느 수순에선가 수정안을 들고나올 겁니다.”(박정상) 재미있는 것은 오늘의 대국자 양인이 거의 노타임으로 제주도의 그 수순을 재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쌍방이 연구의 분량면에서 상당한 부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흑37로 상변을 키운 것도 그 바둑과 똑같고 백37로 침착하게 지킨것 역시 똑같다. 계속해서 흑39 이하 41도 똑같았는데 그 다음 수순에서 드디어 저우쥔쉰의 새 연구가 등장했다. 백42로 어깨를 짚은 이 수. 제주도의 그 대국에서는 최철한이 참고도1의 백1로 좌하귀를 굳혔고 흑은 2, 4로 일관성 있게 상변을 키웠다. 백은 5로 게릴라를 투입했지만 흑6의 공격이 안성맞춤이 되어 백이 완패를 당한 바 있다. 저우쥔쉰은 참고도1의 백1로 두지 않고 실전보의 백42로 삭감하기만 한다면 백이 괜찮은 진행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 수는 일종의 잽입니다. 툭 던져놓았을 뿐이지 당장 움직이지는 않을 겁니다.”(박정상) 참고도2의 흑1 이하 흑3을 그려서 타이젬의 생중계 사이트에 올려놓고 박정상은 말했다. “즉시 움직이면 흑3으로 크게 씌워 백이 고전입니다.”(박정상) 박정상은 다른 예상도를 하나 만들어 올렸다. 어떤 예상도였을까.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