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2월 2일] 명품족과 노블레스 노마드족

공연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오페라ㆍ연극ㆍ뮤지컬ㆍ콘서트 등 장르별로 다양한 공연 정보와 홍보매체가 거리 곳곳에 흘러넘친다. 공연장에는 계층ㆍ연령을 초월하는 관객이 줄을 서 있다. 개중에는 자신의 의지나 욕구와는 상관없이 이름난 흥행작이어서, 혹은 초대권이 있어서, 친구 따라서 등등의 '묻지마' 관람객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한편 명품족은 명품 소유 여부에 삶의 질적 가치를 두고 명품 소비로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명품을 손에 넣는 것을 목표로 고통과 인내를 감수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명품이나 명품과 가장 유사하고 가격이 싼 '짝퉁'을 사기 위해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뒤지기, 매장에서 '눈팅' 하기, 먼저 산 친구에게 조언 구하기 등의 치밀한 작전을 수행하기도 한다. 반면 귀족적 유목민이라 불리는 노블레스 노마드(Noblesse Nomad)족은 화려한 겉치레나 값비싼 명품ㆍ가구ㆍ승용차 등의 소유를 거부한다. 이들은 해외여행이나 레저, 영화, 공연 관람 등 다양한 경험으로 풍족한 삶을 구가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이의 실천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운다. 명품족과 노블레스 노마드족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행위에 대한 자발적 욕구로 욕구 충족을 위해 끈기 있게 노력ㆍ실천한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이상 20대 남녀의 94.5%가 문화예술 관람으로 영화를 가장 많이 본다고 한다. 이는 개인의 취향도 많이 작용했겠지만 평소 문화예술 각 분야에 대한 인식과 경험 부족,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욕구에 대한 습관이나 타성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들머리에서 올해를 문화예술 탐구와 모색의 해로 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공연예술에 대해 진정한 명품족과 노블레스 노마드족이 돼보는 것은 또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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