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G 진로 여전히 오리무중

SK글로벌의 회생은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가 비록 적대적 M&A의 위협에선 한 발 비켜섰지만 여전히 크리스트시큐티스의 그린메일ㆍ경영참가 요구에 노출돼 있어 그룹차원의 SK글로벌 자구방안 모색은 여전히 쉽지 않다. SK㈜는 경영권을 지키기위해 당분간은 글로벌의 정상화까지 관심을 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계열사들도 글로벌 지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SK글로벌 지원에 나섰다가 괜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는데다, 글로벌 지원으로 야기될 수 있는 시민단체들의 큰 반발을 피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SK글로벌의 해외 채무액이 실사 후 지금까지 알려진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넘어설 경우 자칫 자력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SK글로벌 채권단 중 일부 은행에서는 자체 분석을 통해 추가부실 규모가 13억~20억달러(약1조5,000억~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할 정도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모토로라 등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최근 글로벌의 분식혐의가 밝혀진 후 대금결제 방식 변경을 요구하며 SK텔레콤용 단말기 유통을 맡고 있는 SK글로벌에 단말기 공급을 중단했다. SK글로벌이 그룹차원의 도움없이 현재 진행 중인 국내ㆍ외영업만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부실 채권을 상환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얘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종 실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SK그룹이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SK글로벌이 자력으로 회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달 말 정도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실사결과에서 정확한 국내외 채무 부실규모가 밝혀지겠지만 예상대로 해외 추가 부실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경우 SK글로벌은 법정관리나 청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글로벌 관계자는 “조만간 2차 자구계획안을 발표하고 독자 생존의 길을 찾겠다”며 “이번에 발표될 2차 자구안에는 앞으로 이익전망과 현금흐름, 채무변제 스케줄까지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요구하고 있는 그룹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포함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따라서 크레스트시큐러티스의 SK㈜ 주식매집 사태의 진전에 따라 SK글로벌의 앞날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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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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