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찾아도 늘 정다운 춘천 여름기행카페 '이디오피아', 잔잔한 조명 아래 커피 향이 짙다. 창 밖 공지천은 장마비에 젖어있다. 비오는 공지천은 그저 걷기만 해도 좋다.
걷다가 만난 사람, 커다란 우산아래 홀로 앉아 긴 낚싯대 드리우고 있다. 서로 힐끔 쳐다볼 뿐, 말 없어도 반갑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춘천, 무작정 떠나도 늘 다정한 모습이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특히 여름철에 갈 곳이 많다. 춘천 입구의 공지천과 소양호를 배타고 건너 들어가는 청평사는 추억의 명소이고, 야영장과 놀거리가 많은 중도ㆍ위도 유원지는 가족이 어우러져 즐거운 한 때를 보내기 제격이다.
춘천의 여름은 축제도 풍성하다. 7~8월 국제연극제와 인형극제, 막국수축제가 잇달아 열린다.
춘천의 주요 여행지와 여름축제들을 소개한다.
■ 공지천
호반의 도시 춘천의 길목에 있는 호수. 춘천역과 춘천시회버스 터미널과 지척이다. 공지천 호수에는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보트시설을 갖추고 있어 중도와 의암호반의 경치를 감상하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주변에는 조각공원을 비롯해서 분수대ㆍ보트장ㆍ고수부지ㆍ야외공연장ㆍ전적기념관 등이 있다. 특히 시민공원을 끼고 춘천MBC에 이르는 한적한 길은 연인들의 산책코스로 유명하다.
추억이 그립다면, 카페 '이디오피아'에 들러 커피 한 잔 적신다. 길 건너편에는 카페 이름과 같은 이디오피아 참전 기념비가 있다.
■ 청평사
소양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청평사, 젊은 연인들이 즐겨찾는 명소이다. 배에서 내려 오봉산을 10여분 오르면 청평사에 닿을 수 있다.
청평사는 고려 광종 24년(973) 때 백암선원이라는 이름으로 창건, 이후 중건을 거듭하면서 절 이름을 보현원ㆍ문수원이라고 했다가 조선 명종 5년(1550년) 현재 이름인 청평사로 굳어졌다. 청평사 고려정원지, 청평사 회전문, 3층석탑 등이 있다.
오봉산은 계곡이 수려하여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춘천의 명산.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7m높이의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가 있다. 소양호 관리사무소 (033)250-3561.
■ 중도유원지
북한강과 소양호의 합류지점에 위치한 섬. 2만7,000평에 3,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야영장을 갖춰 청소년 야영지로 명성이 높다.
3,000평 규모의 대형 실외수영장, 13km에 달하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광활한 잔디광장ㆍ놀이마당과 각종 체육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키 큰 자작나무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빼어난 섬의 풍광은 드라마 '겨울연가'와 영화 '와니와 준하'의 촬영지로 활용됐다.
또한 고인돌 3기, 적석총 2기, 움집 5동 등 선사시대 유물들이 있는 중도는 신석기, 청동기, 초기 철기시대의 문화를 완벽하게 간직한 보기 드문 선사유적지이기도 하다. 중도관리사무소 (033)242-4881
■ 위도유원지
의암댐건설로 생긴 섬으로 아름드리 나무들과 잔디밭이 잘 조성돼 있다. 신매대교 개통으로 유람선을 이용하지 않고도 손쉽게 위도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잔디밭에서는 축구ㆍ배구 등의 경기를 즐길 수 있고, 여름에는 수상스키ㆍ윈드서핑ㆍ모터보트를 즐길 수 있는데다, 풀장까지 갖추고 있어 가족 놀이터 겸 하계 휴양지로 적합하다.
40여동의 방갈로와 1,700 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식당 시설을 갖추고 있어 단체합숙 및 야영활동에도 불편이 없다. 남춘천역에서 수시로 시내버스 운행.
위도관리사무소 (033)254-7650ㆍ252-2168.
■ 춘천의 여름축제들
올해 여름 춘천에서는 3가지 축제가 열린다. 먼저 '2002 춘천국제연극제'가 오는 24~29일 춘천문화예술회관 등에서 펼쳐진다. 1993년에 시작돼 매 3년마다 열리는 춘천국제연극제는 올해 4회로 독일ㆍ불가리아 등 10개국 연극단체들의 작품들이 공연된다. 특히 26~28일 어린이회관 야외무대에서는 심야 연극공연이 예정돼 있다.
춘천국제연극제 조직위원회 (033)250-3541.
8월 8~15일에는 '춘천인형극제 2002'가 열린다. 해외 6개국 7개극단과 국내 70개 극단이 인형극의 진수를 선보인다. 행사장소는 춘천인형극장ㆍ꼭두각시극장ㆍ화목원ㆍ명동거리 등이다. 춘천인형극제 사무국 (033)242-8450.
중도선착장 옆 공지천 수변공원에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펼쳐지는 '춘천막국수축제'에서는 춘천의 대표적 음식인 막국수와 닭갈비를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잔치이다. 막국수ㆍ닭갈비 장터가 운영되고, 전통음식 조리경연대회가 열린다. 전통 막국수 조리장면 재현, 메밀 자료 전시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춘천시청 농정과 (033)250-3371.
<여행메모>
◇도로= 서울~남양주 도농 삼거리~춘천방면 46번국도로 좌회전~청평~가평~강촌검문소~춘천.
◇대중교통= 동서울(02-458-4853)ㆍ상봉터미널(435-2122)에서 춘천행 시회버스를 이용하거나, 청량리역(392-7788)에서 춘천행 열차를 탄다.
◇음식= 막국수집은 소양5교를 건너, 율문리 부근에 모여 있으며, 춘천시내에서는 춘천경찰서 앞 남부막국수 별관(033-256-7859)이 유명하다. 닭갈비를 먹으려면 미도파백화점 뒷골목의 닭갈비골목을 찾으면 된다.
/춘천= 글ㆍ사진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