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설(구정)을 쇠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삼성, 현대, LG, SK 등 '빅 포' 재벌 그룹과 여기에서 파생된 그룹의 총수 집안은 모두 신정을 쇠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CJ, 신세계 등 '범삼성 그룹'과 현대.기아차, 현대,현대중공업, 금강, 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그룹', LG, GS, LS 등 '범LG 그룹', SK 그룹 등의 총수 집안은 설 대신 신정에 일가가 한데 모여 차례를 지내고 여건이 허락할 경우 조상의 산소를 찾아 참배하는 관행을 수십년째 이어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른바 '이중과세 억제' 정책에 따라 설이 공휴일이 아니었던 개발연대에 신정을 쇠던 것이 전통으로 굳어져 유서깊은 재벌가에서는 지금도 설 대신 신정을 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설치레는 신정 때 끝냈기 때문에 이들 그룹의 총수들은 집안행사가 없는 가운데 대부분 자택에서 쉬면서 사업구상을 하는 것으로 설 연휴를 보낼 계획이라고해당 그룹들은 밝히고 있다.
지난해 9월 출국해 미국을 거쳐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경우 현지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 등 지인들과의 약속된 만남, 휴양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설도 일본에서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룹측은 전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 그룹회장은 이미 신정 때 차례를 지냈기 때문에 이번 설에는 자택에서 쉬면서 새해 사업계획을 구상하는 한편 경영관련신간을 탐독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되는 세계경제포럼(WEF)연례회의에 참석해 현지에서 설을 맞게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에 이어 2대째 세계 정치.경제 지도자들의정상회의격인 다보스 포럼에 꼬박꼬박 참석해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다보스 포럼은 매년 설을 전후해 열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데는 부담이 있지만 최 회장 부자가 해마다 이 포럼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었던 데는 신정을 쇤다는 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등도 신정 때 차례와 성묘를 마쳤기 때문에 이번 설에는 특별한 일정없이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