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與 내분 가속… 野도 격랑 속으로

[신행정수도 특별법 위헌 결정] 정치권 영향은…<br>지도부 타격속 국보법등 개혁입법 추진력 약화<br>한나라 朴대표 지도력 흠집ㆍ이명박시장 힘얻을듯<br>"與위기는 기회" 민노등 미니야당 반사이익 기대

정치권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인해 권력관계가 재편되는 등 ‘빅뱅’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던 열린우리당의 권위가 실추되면서 내홍을 겪고 있는 여권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행정수도 이전을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권주자로 급부상하는 등 정치권의 역학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국가보안법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여당의 내분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을 걸고 추진하겠다”던 행정수도 이전이 ‘원점’으로 돌아감으로써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천정배ㆍ신기남ㆍ정동영’이 중심이 된 이른 바 ‘당권파’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법을 놓고 ‘사퇴’ 를 운운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안영근ㆍ유재건 의원 등 이른 바 ‘안개모’ 중진 의원들이 당 중심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것이 분명하며 이들과 지근거리에 있는 이부영 당의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이른 바 ‘GT계열’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개혁’을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국가보안법ㆍ사립학교법ㆍ언론개혁법ㆍ과거사법안 등 4대 개혁 법안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도 여당 지도부의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현 지도부가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당의 내부 결속력이 강화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지도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정치권의 빅뱅에서 예외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행정수도 이전에 관해 수개월간 당론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 박근혜 의장의 지도력이 상당부분 타격을 입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행정수도 반대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이명박 서울시장이 당내 지지기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시장과 깊은 친분관계가 있는 이재오ㆍ김문수ㆍ박계동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인사들의 발언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위험한 발상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 왔다”며 “노무현 정권이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의 위기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등 미니야당에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을 놓고 여당과의 선긋기를 통해 보여 주었던 진보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 여당에서 이탈한 세력을 흡수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도 텃밭이던 호남 지역에서 잃어버렸던 세력을 다시 확보하려는 등 민심을 얻기 위한 경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