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벤처기업으로 꼽히던 터보테크와 로커스의 잇따른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벤처기업에 대한 감독강화와 이를 통한 시장 클린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부실기업의 퇴출기준을 강화하고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정ㆍ비리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을 철저히 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부실기업 퇴출강화는 지난 3월 내놓은 벤처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것이지만 법규 보완작업이 지지부진 해 효율적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따라서 금융감독 당국의 시장 클린화 방안은 때늦은 느낌이 없지 않지만 벤처기업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이다. 신속히 보완작업을 마련해 자격미달 기업을 걸러내고 불공정거래행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해 시장의 신뢰를 제고하기 바란다.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그 동안 무늬만 벤처였던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정리됐지만 아직도 코스닥 시장은 ‘지뢰밭’이라는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제대로 된 수익모델이 없는 껍데기 벤처기업들이 많고 대주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현상도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터보테크ㆍ로커스 등 그나마 잘 나간다고 했던 곳들조차 분식회계를 했던 점을 미뤄볼 때 분식회계와 같은 비리가 적지않을 것이라는 것이 시장안팎의 대체적 분석이다. 자본잠식에 따른 퇴출을 면하기 위한 변칙적인 증ㆍ감자 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또 올들어 횡령사고 공시기업이 12개에 이르고 이중 대표이사의 횡령이 7건이나 되는 데서 보듯 기업주들의 모럴 해저드와 우회등록을 통한 머니 게임 양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당연히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이런 불법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를 저지르면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시장의 불투명성은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결국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어 자본시장의 발전을 저해한다. 코스닥 시장의 주력이 개인 투자자들이란 점에서 시장투명성은 더욱 중요하다.
퇴출기준 및 시장 감독강화는 일시적으로 시장위축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분식회계와 같은 비리를 근절하지 않고서는 벤처기업과 코스닥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