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ㆍ이건희회장 2, 3위
자동차업종 실적개선에 정의선 부회장도 4위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기업 총수 가운데 올해 배당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456억원의 현금배당을 받으면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배당 1위 자리에 올랐다.
서울경제신문이 이달 27일까지 12월 결산법인의 배당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5개사에서 모두 456억2,837만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지난해 기업 총수 가운데 배당 1, 2위를 차지했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308억7,107만원)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85억원9,191만원)을 제치고 ‘배당 왕’ 자리에 올랐다. 정몽구 회장의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15%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현대차ㆍ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계열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배당 규모를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보통주 1주당 700원을 배당했던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1,500원으로 배당금을 두 배 이상 증액했고 기아차ㆍ현대차도 배당규모를 15~20% 이상 늘렸다.
이에 힘입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221억8,031만원의 배당소득을 올리며 전년 9위(118억원)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배당 1위를 차지했던 정몽준 전 대표는 올해는 308억7,107만원에 그치면서 2위로 밀려났다. 조선ㆍ해양플랜트 업황 악화로 현대중공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주당 배당금을 7,000원에서 4,000원으로 줄이면서 배당소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삼성그룹도 마찬가지. 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수익성 악화로 배당금을 주당 1만원에서 5,500원으로 줄이면서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일가의 배당수익도 크게 줄었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 두 곳에서 285억원9,191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지난해(51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이 회장은 3월 결산 법인인 삼성생명의 배당 결정이 나올 경우 총 배당금이 1,000억원 안팎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이 줄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역시 배당규모가 지난해보다 45% 줄어든 46억2,221만원에 머물었고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도 59억5,689만원에 그쳤다.
이밖에 구본무 LG그룹 회장(191억9,556만원)과 최태원 SK그룹 회장(190억5,534만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130억7,892만원), 구본준 LG그룹 부회장(139억원), 김상헌 동서그룹 회장(130억3,096만원), 허창수 GS그룹 회장(120억4,862만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10명이 100억원 이상의 배당을 받는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배당을 받았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40억7,189만원)과 홍라희 관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76억4,007만원) 등은 올해에는 대폭 줄었다.
여성 대주주 가운데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씨(75억3,948만원)가 1위 자리에 올랐고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55억4,163만원으로 홍라희 관장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