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시장분석과 매매행태가 서로 다른 이중플레이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뒤 정작 자신들은 주식을 팔아치우는 겉과 속이 다른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로 시장의 투명성을 크게 해친다는 점에서 감독 당국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증권사들은 올 들어 지난 1월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3,3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증권사들의 장세전망과는 상반된 것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1월 효과’ 등을 내세워 연초 장세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매수추천을 잇따라 냈다. 투자자들에게는 주식을 사라고 권하면서 반대로 자신들은 주식을 열심히 내다 판 것이다. 이중적 매매패턴은 개별종목에서 더 심하다.
특히 개별종목의 경우 전반적 장세전망과 달리 투자자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엊그제 실적을 발표한 한 엔터테인먼트 주식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 증권사는 이 주식에 대해 ‘사상 최대의 분기매출로 강력한 성장추세 확인’ 등의 분석과 함께 목표주가를 크게 올리고 매수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다음날 이 증권사 창구에서는 매물이 대거 쏟아졌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이런 사례가 하나둘이 아니다.
증권사들의 이중적 매매행태는 투자자들의 불신을 부르고 결국 증시기반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사라져야 한다. 증권 관련 정보제공 사이트의 게시판에 숱하게 올라 있는 ‘매수추천이 나오면 주가는 바로 하락’ ‘매수추천은 곧 매도추천’ ‘거짓말쟁이들’이라는 글은 투자자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려준다.
주가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 증권사의 주가전망은 틀릴 수 있다. 그러나 분석과는 반대인 증권사의 매매행태는 결코 자연스러울 수 없고 투자자들이 납득하기도 어렵다. 이런 매매가 증권사에 당장은 이익이 될지 모르나 결국은 손해가 된다. 증권사들의 자발적 근절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증권 당국도 불공정거래행위 여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