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가 리비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군사 개입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각 국의 입장 충돌로 인해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자 미국이 제3국을 통한 우회적 군사 개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8일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반정부 세력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사우디 정부 측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사우디 정부가 오는 11일 반정부 세력 시위를 앞두고 있어 현재까지는 미국 측 방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1980년대 사우디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소련에 맞서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아랍권 최대 미국 우방국인 사우디의 압둘라 왕은 개인적으로 카다피를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군사 작전 옵션을 하나로 무기를 공중 투하해 리비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리비아 친정부군과 반정부 세력간 무력 충돌에 직접적 개입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미국이 반정부 세력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같은 전망에 대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반정부 세력을 무장시키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고려 중인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는 그 동안 리비아에 대한 군사 제재 방안으로 계속 논의되어온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해 함께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중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비행금지국역 결의안 초안을 이번주 내 안보리에 제출하기 위해 회원국을 설득하는 등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