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창업이야기] '카피띠아모' 김성동 사장

젤라또 아이스크림+커피+샌드위치 '메뉴복합화'가 성공비결<br>이탈리아 오가며 1,000개 젤라또아이스크림 재료로 실험<br>우리 입맛에 맞게 유지방 함유량 10%줄여 쫄깃한 맛 개발<br>"와플·수제 초콜릿등 추가해 '멀티 디저트 카페'로 만들것"


“월급 주는 가맹점이 하늘이죠. 가맹점 사업이 부진한 것도 본사 책임입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김성동 ‘카페띠아모(www.ti-amo.co.kr)’ 사장은 본사 직원들의 원망을 듣는 프랜차이즈 CEO다. 가맹점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본사 직원들의 충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김 사장은 “원칙을 깨더라도 가맹점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해야 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의 이런 신념은 지난 7월말 프랜차이즈업계를 놀라게 한 가맹점 정책으로 이어졌다. 김 사장은 2ㆍ4분기 우수가맹점 시상식에서 200여 가맹점 가운데 매출이 예상평균치에 못 미치는 20여개 점포에 한해 젤라또 아이스크림, 커피 등을 본사 마진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가맹점 매출부진을 본사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띠아모의 가맹점 정책은 전무후무할 것”이라며 “가맹점과 본사가 진정으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처음 젤라또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한 김 사장의 가맹점 사랑은 자신이 겪은 실패를 창업자들은 겪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아이스크림 회사에서 잔뼈가 굵었던 김 사장은 창업시장에 뛰어들 당시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아이스크림을 버리고 몇 년간 외도를 했다. 그의 첫 사업은 삼겹살 프랜차이즈. 한 때 가맹점이 40개까지 늘면서 성공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했지만 갑작스럽게 터진 ‘돼지 콜레라’ 파동에 발목이 잡히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내 탓보다는 외부환경을 탓하며 김 사장은 찜닭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김 사장이 전 재산을 투자해 원료 가공공장까지 설립하며 찜닭 시장에 뛰어 들었을 때는 이미 찜닭의 사업성이 정점에 이른 상황이었다. 김 사장은 “시장이 죽으면서 투자비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됐다”며 “한 분야에서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쌓기보다는 그때 그때 유행하는 아이템을 쫓아 사업을 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화려한 사업가에서 졸지에 길거리 노점상으로 추락한 김 사장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아이스크림의 전문성을 살려야겠다고 결심하고 퇴사한 아이스크림 회사에 재입사했다. “사업한다고 당당하게 나온 회사를 다시 들어간다는 게 창피했지만 내가 가장 잘 아는 사업 아이템의 전문성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더 앞섰다”고 김 사장은 당시를 회고했다. 언젠가는 다시 내 사업을 한다는 각오로 아이스크림 원료 유통에서 제조, 배합법, 점포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배우는데 중점을 뒀다. 가맹점 관리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성수기인 여름철과 비수기인 겨울철의 매출 편차, 입지별 매출 부진 등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업종에서 벤치마킹을 시도했다. 현장을 뛰어다니며 김 사장이 얻어낸 아이디어는 바로 ‘메뉴 복합화’였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기본으로 하되 에스프레소 커피, 포켓 샌드위치,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를 복합화한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 경영진은 기존의 정통 아이스크림 전문점 색깔을 고집하면서 반대했다. 결국 김 사장은 2006년 독립했다. 이미 아이스크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있던 김 사장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후로즌 요거트 아이스크림 위주였던 당시 시장의 다음 트렌드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사장은 “이탈리아에서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의 제조비법이 점포마다 다르기 때문에 맛을 표준화해서 프랜차이즈화한다는 것은 힘들었다”며 “젤라또 아이스크림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은 한 달에도 몇 번씩 이탈리아를 오가며 1,000개가 넘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재료로 실험을 거쳐 우리 입맛에 맞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띠아모의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기존 아이스크림에 비해 유지방 함유량이 10% 이하로 낮고 맛이 쫄깃하다. 또한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매장에서 홈메이드 방식으로 직접 제조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매장에 공급하는 기존 아이스크림보다 신선하고 깊은 맛을 낸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후 그는 겨울에도 매출을 유지할수 있는 ‘메뉴 복합화’에 착수했다. 아이스크림에 커피,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접목한 새로운 컨셉트의 아이스크림 카페 사업을 시작한지 3년여만에 전국에 200개 가맹점을 확보하는 성공을 거뒀다. 띠아모의 성공비결은 끊임없는 변신이라는 판단 아래 김사장은 기존의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에 고급 디저트 메뉴를 추가할 계획이다. 트렌드가 지난 제품은 과감히 버리고 아이스크림 케이크, 무스케이크, 와플, 수제초콜릿 등 고급 디저트와 티(Tea)를 추가해 ‘멀티 디저트 카페’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최근에 문을 여는 일부 가맹점들은 이미 새로운 컨셉트를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케이크와 부가제품 제조공장도 신축할 예정이다. 또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남 몰래 기부 등 선행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김장훈씨를 홍보모델로 발탁했다. 국내의 성공을 발판 삼아 올해는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난 2월 몽골 올란바트로에 2개점을 열었고, 캄보디아 시앤립에도 가맹 1호점을 오픈했다. 일본 도쿄에도 330㎡(100평) 규모의 대형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띠아모는 도심이나 역세권 같은 A급 상권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주택가 등 B급 입지는 임대료 부담을 줄여 내실 있는 가맹점을 만들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띠아모의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20평 기준 8,000만원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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