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만년적자' 산재의료원 대수술

근로복지공단과 통합·전문병원 전환·인력조정등 추진<br>조선 "의료서비스 저하·경영 악화 우려 반대"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산재의료원이 수술대에 올랐다. 종합병원 기능이 축소되고 산재전문병원으로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근로복지공단과의 통합이 확실시되면서 향후 기능ㆍ인력조정 등 대대적인 메스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발표되는 2차 공기업 선진화방안에 근로복지공단과 산재의료원의 통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복지공단의 고용ㆍ산재보험 징수업무를 건강보험공단으로 이관하는 대신 산재의료원을 근로복지공단에 통합해 두 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산재의료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재출연 기관이다. 근로복지공단으로의 통합이 확정되면 지난 2004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산재의료원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병원 6곳, 전문병원 2곳, 요양병원 1곳 등 9개 병원을 운영 중인 산재의료원은 2004년 28억원, 2005년 130억원, 2006년 165억원, 2007년 85억원 등 지난 4년간 400억여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경영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노동부는 지난해 ‘산재의료 전문화’ 추진계획을 수립, 산재의료원에 대한 수술에 들어간 상태다. 인천ㆍ창원ㆍ대전ㆍ안산ㆍ순천 등 종합병원의 기능을 축소해 산재전문병원으로 전환하고, 외과ㆍ내과재활 또는 요양기관으로 특화해 전문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산재병원 역할 강화와 경영여건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이달 초 종합병원에서 전문병원으로 전환한 인천중앙병원은 치과ㆍ산부인과ㆍ소아과가 폐지됐다. 창원ㆍ대전ㆍ안산ㆍ순천병원도 내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산재전문병원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전문화 계획이 산재환자에 대한 종합진료 서비스를 축소시키고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직원 고용보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근로복지공단과의 통합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김자동 노조위원장은 “산재의료 분야의 전문화 및 특화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종합병원을 1차 의료기관으로 축소 전환하는 것은 산재환자에 대한 의료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병원경영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면서 “병원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치과ㆍ산부인과 등의 과목을 없애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노조는 산재의료원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전체 병원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등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근로복지공단과의 통합 과정에서 경영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서비스 질이 더욱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근로복지공단과 산재의료원이 통합되더라도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는 퇴직 등 자연감소분을 통해 인력을 조절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효성 산재의료원 이사장은 “산재의료기관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병원경영을 통해 수익을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통합과 상관없이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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