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최고 나노·바이오 융합 연구 기대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내년부터 구축<br>기초硏 보유 HVEM보다 생체시료 분석 기능등 우수<br>뇌과학 연구에도 활용 가능 "도입후 2~3년내 성과 도출"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이 구축되면 나노·바이오 융합연구, 뇌과학 연구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 도출이 기대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부의 한 연구원이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HVEM)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이 국내 나노ㆍ바이오 융합연구 분야에 새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5년간 생체물질을 관찰ㆍ분석할 수 있는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Super Bio-HVEM)을 도입, 운용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현미경은 세계 최초의 맞춤형 첨단 의생물 전용 전자현미경으로 분해능이 0.12㎚(1㎚=10억분의1m)에 달한다. 때문에 향후 나노ㆍ바이오 융합연구, 뇌 과학 연구 등에 핵심장비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기초연이 쓰고 있는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HVEM)과 크기ㆍ규모가 유사하지만 생체 시료의 3차원 입체구조분석 및 단백질 구조분석의 완벽성을 제고할 수 있는 최신 기능이 추가돼 국내 연구진의 세계적 연구성과 도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의생물 분야 연구수요 충족=현재 기초연이 보유한 HVEM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전자현미경이다. 전세계에 30여대만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6대가 일본에 있다. 그럼에도 막대한 예산을 신규 투자해 새로운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에도 고품질 나노·바이오 융합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이 늘어나며 요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연구장비의 도입을 결정하는 핵심요소이기도 한 수행과제나 사용자그룹 현황에서 의생물 분야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기초연의 HVEM 운영실태를 보면 지난 2004년부터 올해 말까지 수행된 570개 과제 중 149개 과제, 122개 사용자그룹 중 33개팀이 의생물 분야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기존 HVEM은 재료 분야 연구에 적합하게 설계된 장비여서 미생물 분야의 연구수요를 충분히 수용하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구축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권희석 전자현미경연구부 박사는 "HVEM은 응집물질 연구에 초점을 맞춘 장비"라며 "재료ㆍ화학 분야의 관찰에는 우수한 반면 생체물질 분석에는 다소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은 바로 이러한 HVEM의 한계를 타개할 수 있는 장비다. HVEM은 나노 분야 물질연구 중 비(非) 생체 물질 분석,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은 생체물질 분석에 주안점을 둔 장비라 할 수 있다. 메인 타깃이 다른 만큼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은 HVEM과 기반 기술이 같지만 전체적 시스템은 서로 상이한 요소들로 구성된다. ◇나노·바이오 융합연구의 인큐베이터=특히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은 일반 전자현미경과 달리 크라이오(Cryo-EM) 분석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이는 영하 200도의 극한환경을 조성해 생물시료를 동결시킴으로써 생물이 살아있을 때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생체시료의 고해상도 3차원 구조분석이 가능해 질환 표적 단백질의 3차원 구조 규명 및 작용 기전 분석, 신약 후보 물질의 발굴 연구, 분자수준의 세포 내 3차원 구조 규명 등 뇌질환 관련 신경세포의 3차원 구조 분석 연구도 수행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형 연구장비가 도입되면 2~3년 정도 지나 장비운영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세계적인 연구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도 나노ㆍ바이오 융합연구 분야의 국내 수준을 세계 최고 단계로 끌어올릴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 박사는 "최근 국내에서도 나노ㆍ바이오 융합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 도입으로 공동연구와 장비 지원을 한층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연은 또 이처럼 슈퍼바이오 전자현미경의 활용도와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2003년 도입된 HVEM의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주변장치 구축, 그리고 특정 연구영역에 전문화된 전자현미경의 추가 도입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렇게 해야만 국내 연구자들이 요구하는 세계적 레벨의 장비 지원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 박사는 이와 관련, "최종 목표는 2020년까지 0.1㎚ 정도인 나노 바이오 물질의 원자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분석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박사는 또 "의생물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적의 분석법 개발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대형 연구장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숙련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 인력양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파장 짧은 전자선 이용 최대 1,000만배까지 시료 영상 확대 가능
● 전자현미경의 원리·종류 일반 광학현미경은 파장이 긴 가시광선을 이용한다. 때문에 고해상도의 관찰이 불가능하다. 반면 전자현미경은 자연광보다 10만배 이상 파장이 짧은 전자선을 이용해 시료의 영상을 최대 1,000만배까지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전자현미경은 크게 투과전자현미경(TEM)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구분된다. SEM은 시료의 표면에 전자빔을 조사한 후 여기서 발생한 이차 전자에서 영상을 얻는 방식이다. 반도체ㆍ나노신소재 및 생체 시료의 표면을 마이크로미터(㎛) 또는 나노 크기로 입체적인 관찰이 가능하며 시료의 형태는 물론 구성 원소 및 그 분포를 검지해 정성ㆍ정량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TEM은 시료를 투과한 전자빔을 이용해 영상을 얻는다. 따라서 시료 내부의 미세구조를 나노 또는 원자 크기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단백질과 같은 작은 구조도 고해상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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